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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3-살펴보다, 박히다, 거죽, 불구멍, 산것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3-살펴보다, 박히다, 거죽, 불구멍, 산것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10, 11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10쪽 첫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 ‘까닭’이 있습니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하지 않아서 낫지만 ‘달의 모양이 바뀌는 까닭은 무엇인가’라고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서 ‘달은 공같이 둥글게 생겼고’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여느 풀이에서는 ‘원 모양’이라고 해 놓은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훨씬 쉽고 좋았습니다.

 

열셋째 줄에 ‘자세히 살펴보면’이 있습니다. 먼저 ‘자세히 관찰하다’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살펴보다’라는 말을 말모이(사전)에서 ‘두루두루 자세히 보다’로 풀이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거듭 겹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찰하다’도 ‘자세히 살펴보다’라고 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열여섯째 줄에 ‘박혀 있다고’라는 말이 보입니다. 어떤 나무이건 나무라면 그 자리에 저절로 나서 자랄 수도 있고 누군가 심어야 됩니다. 그런데 ‘자라고 있다고’ 또는 ‘심겨져 있다고’ 라고 하지 않고 왜 ‘박혀 있다고’ 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111쪽 그림 위에 ‘달의 거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달의 표면’이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거의 볼 수 없는 말입니다. 말모이(사전)에 보면 비슷한 말로 ‘표피’, ‘외부’ 가 있다고 풀이를 해 놓았는데 왜 안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달의 거죽’을 사람 낯에 빗대어 ‘달낯’이라고도 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 주면 좋겠습니다.

 

다섯째 줄에 ‘불구멍’이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분화구’라고 하기 때문에 거의 다 처음 보는 말일 것입니다. 말모이(사전)에도 ‘분화구’와 비슷한 말로 ‘화구’, ‘화산구’가 있다고 풀이를 해 놓았으니 어떻게 알 길이 없습니다.

 

마지막 줄에 ‘산것’이 나오는데 앞뒤를 보면 이 말을 ‘생명체’, 또는 ‘생물’을 뜻하는 말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에게 어떤 말이 더 쉬운 말일지 생각해 보면 이 말을 요즘에 쓰지 않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4351해 들가을달 스무아흐레 삿날(2018년 8월 29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