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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랑과 열정의 일상 기록

제1회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활동수기 공모 수상작 발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그래, 너희들은 가만히 있어라. 할머니가 너희들에게 다가가마.’

그리고 이야기를 끝낼 때면 마음을 다해 아기들 한 명 한 명을 꼬옥 안아주었다. 그렇게 한 달이 좀 지나자 반응이 왔다. 한두 명의 아기가 눈을 맞추고 웃기도 하면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날아가는 듯 가뿐했다. 이렇게 조금씩 반응을 보이더니 어느 날은 잘 올라가지 않는 손으로 하트를 만들기도 한다. 작은 변화의 모습이었지만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 최우수상 수상작 ‘같은 마음’ 중에서

 

 

 

반에 들어서니 나의 얼굴을 본 아이들이 궁금함을 묻는다.

“할머니, 이름표의 사진이 할머니예요?”

“아, 맞아요. 할머니 아프기 전의 모습이에요.”

우르르 몰려와 사진을 본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잘 듣는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여자아이가 쫓아오며 나에게 기도를 해주고 싶단다. 아이는 나의 허리를 끌어안고 큰 소리로 나의 얼굴이 낫기를 위하여 기도했다. 갑작스러움에 당황스러웠지만 난 그날 그 아이를 잊을 수 없다.

- 우수상 수상작 ‘나는 아이들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제1회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활동 수기공모, 255명 응모 경쟁률 25.5:1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17개 광역지자체가 지원하고 한국국학진흥원(원장대행 김상준, 이하 국학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사업에서 ‘2018년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활동수기 공모’ 수상자를 발표했다.

 

 

 

지난 7월 10일부터 8월 17일까지 1~9기 이야기할머니를 대상으로 ‘2018년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활동수기 공모’를 진행한 결과, 할머니들의 다양한 사연을 담은 수기 255편이 접수되었다. 수상작은 그 가운데서 10편을 뽑았으므로, 경쟁률이 25.5:1에 이른다. 활동 중인 이야기할머니 2,500여 명 가운데 약 10%에 달하는 인원이 수기공모에 참여했다. 이야기할머니로 활동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령이 67살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높은 참여도이다. 참여자 중 최연소는 57세이며, 최고령자는 83세이다. 특히 지원자 중 최고령인 박영자 이야기할머니(광주, 3기)는 이야기할머니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연장자다.

 

열정과 자부심이 넘쳐나는 감동의 사연들로 수상작 가리기 어려워

 

활동수기 심사는 1,2차로 나누어 진행했다. 1차에서는 국학진흥원 연구원들이 모두 7가지 심사 기준에 따라 응모작 255편 가운데 상위 56편을 뽑았고, 2차 심사에서는 신효원 수필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진정성, 감동, 완성도, 문학성 등 4가지를 기준으로 해 대상 1편,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5편 등 총 10편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신효원 수필가는 “모든 작품이 이야기할머니 활동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넘쳐나고 감동이 있어 그 가운데서 10편을 뽑는 것이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고 토로할 만큼 전반적으로 수준 높은 작품들이 접수되었다.

 

 

최부자 이야기를 하는 날이었다. 나는 남자 한복에 갓을 쓰고, 수염을 붙이고, 짚신을 신고, 긴 담뱃대를 들고 아무 소리 없이 에헴, 하고 교실로 들어갔더니, 아이들은 신기해서 나를 둘러싼다.

“할아버지! 혹시 이야기할머니 맞죠?”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절로 웃음이 터진다. 선생님들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하고 깔깔거리며 웃고 만다. 나는 어느새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장난하고 즐기고 있었다.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아이들과의 수업은 나에게도 충분히 행복했다.

- 대상 수상작 ‘사랑 하나 사랑 둘’ 중에서

 

 

대상작인 ‘사랑 하나 사랑 둘(전남 목포, 7기 김신영)’은 수기가 지녀야 할 미덕을 잘 갖춘 작품으로, 참여하게 된 동기와 준비과정 그리고 활동모습과자신의 소회 등이 짜임새 있게 서술되었고, 무엇보다 이야기할머니로서의 기쁨과 자부심,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읽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10만원~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부상으로 주어지는데, 시상식은 현재 양성교육을 받고 있는 제10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들의 수료식이 있는 11월 말 경에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노동부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평가 결과 최우수 일자리사업
 
한편, 수기에서 드러나는 이야기할머니들의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활동에 임하는 열정은 일자리 사업평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이 ‘고용노동부 2018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평가’ 결과, 직접일자리(사회봉사복지형) 분야에서 상위 20%이내에 해당하는 ‘S’ 등급을 받은 것이다. 2016~2017년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사업명 ‘전통스토리계승 및 활용사업’)이 참여자 만족도 4.27점을 얻으며 이뤄낸 성과다.

 

전통 무릎교육을 복원해 할머니들이 유치원을 찾아가 교훈과 지혜가 담긴 옛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유아 인성함양과 전통문화의 세대 간 전승을 목표로 한 이야기할머니 사업은 노인일자리 창출을 통해 노년 여성들의 사회활동 활성화와 자아실현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에 관한 사업 내용과 활동수기 당선작은 이야기할머니사업단 누리집(www.storymama.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