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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필문 이선제 묘지」, 20년 만에 광주로 귀향

국립광주박물관, 보물 지정 기념 특별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광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2017년 12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증 받아 광주박물관 소장품으로 이관된 <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 이선제 묘지 粉靑沙器象嵌 ‘景泰5年銘’ 李先齊墓誌>가 「필문 이선제 묘지 20년만의 광주 귀향」을 9월 10일부터 12월 10일까지 전시관 1층 중앙홀에서 연다.

 

 

 

필문(篳門) 이선제(1390~1453)의 묘지는 1998년 6월 국내 문화재밀매단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되어 오랫동안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2014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노력으로 묘지의 소재를 알게 되었으며, 불법 반출품임을 모르고 구입했던 일본인 소장자와 재단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2016년 11월 소장자가 죽은 뒤 고인의 유지에 따라 2017년 9월에 유족이 기증하였다.

 

묘지에는 이선제의 태어나고 죽은 해와 행적, 가계 관련 내용을 담은 모두 248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묘지의 앞면, 옆면, 뒷면 세 면은 글자를 오목새김(음각)으로 새기고 백상감토를 발라 긁어낸 뒤 마감하는 상감기법으로 표현했다. 이 묘지는 이선제의 태어나고 죽은 해와 제작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고, 15세기 중반에 제작된 분청사기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희소성 있는 ‘위패’ 형태라는 점도 높이 평가되어 지난 1998년 6월 27일 보물 제1993호로 지정되었다.

 

 

이번 전시는 필문 이선제 묘지와 더불어 광주 지역의 설치미술가 김상연 작가의 「필문 이선제 묘지, 새로운 영감의 원천으로 다시 태어나다」라는 주제의 ‘샘(泉)’ 작품을 같이 전시하여 과거와 현대의 만남을 전시기법으로 표현하여 주목을 끈다. 특히 이선제 묘지가 20년 만에 광주로 돌아와 전시하는 의미를 일본 반출에서 광주 귀향까지, 생애 및 업적을 20년을 상징하는 20개의 패널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전시기간에는 9월 27일 저녁 5시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준비되어 있으며, 10월 27일에는 이선제의 후손인 광산이씨도문중과 호남사학회가 공동으로 「호남사림과 이선제」 주제로 학술대회를 국립광주박물관 강당에서 열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광주박물관(☎062-570-70 52)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이선제 묘지 번역문

 

유명(有明) 조선국 가선대부(嘉善大夫) 예문관제학(藝文館提學) 동지춘추관사(同知春秋館事) 세자좌부빈객(世子左副賓客) 이선제(李先齊)의 무덤.

 

공의 본관은 광주로 경오년(1390, 공양왕 2)에 태어났으며, 아버지 일영(日影)은 중직대부(中直大夫( 사복경(司僕卿)이며, 조부 홍길(弘吉)은 봉익대부(奉翊大夫) 개성윤(開城尹) 상호군(上護軍)이었다. 태종 신묘년(1411) 봄 권극화(權克和)의 방(榜)으로 사마시에 합격하고, 세종 기해년(1419) 봄 조상치(曺尙治)의 방(榜)에서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한림(翰林)에 뽑히고, 계해년(1443, 세종 25) 겨울 복야(僕射)에 오르고, 정묘년(1447, 세종 29) 겨울 추밀원(樞密院)에 들었으며, 계유년(1453, 단종 1) 겨울 경사(京師)에서 세상을 떠났다.

 

갑술년(1454, 단종 2) 봄 상여가 돌아와 광주 남촌(南村) 유곡(柳谷) 30리쯤 만산동(萬山洞) 조부의 묘 옆에 안장하였다. 처는 정부인(貞夫人) 선씨(宣氏) 판사(判事) 윤지(允祉)의 따님으로 관(貫)은 보성이다. 5남 1녀를 낳았다. 장남 시원(始元)은 신유년(1441, 세종 23) 생원, 경오년(1450, 문종 즉위년) 문과 급제하여 지금 경시서령(京市署令)이며, 사위는 생원 최확(崔確)이며, 차남 찬원(贊元)은 지금 사직(司直)이며, 차남 조원(調元)은 함평현감(咸平縣監)이며, 차남 한원(翰元)은 정묘년(1447, 세종 29) 생원으로 지금 목청전직(穆淸殿直)이며, 차남 형원(亨元)은 경오년(1450, 문종 즉위년) 생원, 신미년(1451, 문종 1) 문과 급제하여 지금 예문관 검열이다.

 

경태(景泰) 5년 갑술년(1454, 단종 2) 만들다.

 

                                                                                  번역 이종범(한국학호남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