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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고향을 찾은 10여 명의 일본인들

[맛있는 일본이야기 456]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뒷줄임)”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을 읽노라면 언제나 윤 시인의 고향집으로 가는 길목의 선바위가 떠오른다. 그 산모퉁이 언저리를 돌아 윤 시인이 태어난 북간도 명동촌과 윤 시인이 죽어 묻힌 무덤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있다. 어제(10일) 도다 이쿠코(戶田郁子, 인천관동갤러리 관장) 씨는 나에게 윤동주 시인의 무덤에서 시낭송을 한 일본인들과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이번 윤동주 고향을 찾아온 사람들은 평범한 일본 시민들입니다. 이들은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 번역한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들고 와서 각자 좋아하는 시를 낭송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시낭송을 새겨들으며 아주 감동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다 이쿠코 작가는 연변에서 10여년 가까이 지낸 경험이 있어 종종 윤동주를 그리는 일본인들을 안내하곤 한다. 누구보다도 윤동주 시인에 대해 잘 알뿐 아니라 중국어에도 능통한지라 일본인들에게는 ‘윤동주 해설사’로 통하는 사람이다.

 

 

 

이번에 북간도 윤동주 시인의 고향을 찾은 일본인 10여명이 들고 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지인인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 번역한 《空と風と星と詩(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으로 2015년 7월 도쿄에서 출간한 책이다. 그간 윤동주 시인의 단편적인 작품 번역과 논문이나 연구서 등은 일본에서 많이 나왔지만 문학성이 뛰어난 중견시인이 뒤친(번역) 완역집은 우에노 시인의 책이 처음이라고 평을 받을 정도로 정평이 나있는 책이다.

 

필자는 이번 여행에 동행하지 않았지만 각자가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골라, 그의 무덤에서 시 낭송회를 가진 일본인 여행객들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가 주는 위대한 메시지는 국적을 초월한 곳에 있다고 믿는다. 스물일곱의 나이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일본인의 손에 의해 숨져간 조선 청년 윤동주! 하지만 어제 만큼은 윤 시인도 불원천리 달려와 사죄의 마음으로 자신의 시를 조용히 낭송하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