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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복사꽃ㆍ살구꽃이 아름다웠던 이항복 필운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0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君歌我嘯上雲臺(군가아소상운대)

   李白桃紅萬樹開(이백도홍만수개)

   如此風光如此樂(이백도홍만수개)

   年年長醉太平盃(연년장취태평배)

 

   그대는 노랫가락 읊조리고 나는 휘파람 불며 필운대에 오르니,

   오얏꽃 복사꽃 울긋불긋 나무 가득 꽃 피었구나.

   이런 좋은 경치에 이 즐거움 또한 멋지리니,

   세세년년 태평 술잔 가득 마시고 취하리라.

 

 

위 시는 조선 영조 때 문신 박문수가 지은 필운대(弼雲臺)라는 한시입니다.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자고등학교 뒤편에 가면 큰 바위에 弼雲臺(필운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조선 선조 때 이항복이 젊었을 때 장인 권율의 집에 살면서 호를 필운(弼雲)이라 하고 돌벽에 ‘弼雲臺(필운대)’ 석 자를 새겼는데, 꽃나무가 많이 있어서 봄이면 꽃구경하러 사람들이 다투어 모여들기에, “필운대의 살구꽃[弼雲臺杏花)라 하여 성북동의 복사꽃), 흥인문 밖의 버들, 서대문 천연정의 연꽃, 삼청동 탕춘대의 물과 바위 등과 함께 서울의 구경터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이 필운대 일대는 산수 풍광이 볼 만함은 물론 살구꽃과 복사꽃 같은 여러 가지 꽃이 많아 봄철이 되면 ‘필운대 꽃놀이’(弼雲賞花)라 하여 도성의 풍류객들이 이곳을 찾아 술과 시를 즐겼다고 하지요. 필운대 글씨 오른쪽으로는 선생의 후손 이유원이 이곳에 들러 그 느낌을 글로 지어 새긴 것이고, 오른쪽에 있는 명단은 선생의 집을 지을 때 관련되었던 사람들로 짐작됩니다. 서울시문화재자료 제9호 필운대(백사 이항복 집터)는 이제 그 앞으로 많은 건물이 들어서 답답한 모양새지만 명필이었던 이유원의 서체를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으며, 이항복 선생의 옛 자취를 밝히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