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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업주부, ‘죄악감’을 느낀적 있다 56.7%

[맛있는 일본 이야기 458]
책 《전업주부는 2억엔을 손해보고 있다》와 전업주부 가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해 11월 《전업주부는 2억엔을 손해보고 있다(専業主婦は2億円損をする)》라는 책을 내어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다치바나 아키라(橘玲, 60살) 씨는 여자가 아니라 남성이며, 본명이 아닌 필명을 쓰고 있다. 이 책에 대한 댓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목이 강한 인상을 줘 사서 읽었다. 이 책은 전업주부 비판이 아니라 일본에 있는 문제점을 잘 드러낸 책이다. 일본 여성의 입장에서 결혼과 출산으로 인생이 바뀌어 버려(직장 등을 지속하지 못해) 슬프다.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 미혼 등 젊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서서이라도 여성들이 지고 있는 짐을 제도적으로 개선해갔으면 한다.”

 

 

“계속 신경이 쓰이던 책이다. 원래 결혼하더라도 일은 지속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이 책을 읽고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졌다. 물론 나는 직장에서 승진을 하고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찬성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성의 활약, 남녀평등에 관한 것을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여 수치로 제시하는 것을 보면서 일본이 뒤처지고 있음에 놀랐다.”

 

“부정적인 제목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신간이라 샀다. 일본의 기업, 노동사회 환경에서 여성의 위치와 평가 등을 확 바꿔야 한다는 점과 세계 선진국 여성과의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현실에 귀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결혼 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경영자인 남성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이 책에 대한 댓글은 참으로 다양하다. 한편, 이 책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기사가 9월 25일자 <머니플러스>에 실려 있다. 전업주부 가치가 2억 엔(한화 약 20억 원)이라고 하지만 정작 ‘전업주부’들은 이러한 말에 ‘죄악감’을 느낀다는 기사가 그것이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을 받아 전업주부로 지내는 여성들이 ‘죄악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은 약 56.7%이고, 그런 것을 느낀 적이 없다는 사람이 41.5%였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60대), 무직이라는 사실(50대), 남편에게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고 있다(40%), 세상에 뒤처지고 있는 느낌(40대), 자신이 번 돈이 아니라 자유롭게 쓰는데 지장이 있다(40대) 등등이 그 ‘죄악감’의 이유였다.

 

하지만 자녀양육과, 안정된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야말로 당당한 직업이라는 의식을 지닌 여성들도 많이 있다고 <머니플러스>는 소개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 2억 엔쯤은 모을 수 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전업주부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돈보다도 전업주부 역할이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 일 것이라고 마무리하고 있는 글을 보면서, 끊임없이 전업주부의 가치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일본 사회를 조용히 관망해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