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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생면부지 백범에게 편지를 쓴 첫 여성광복군 신정숙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02]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백범 김구 선생이 이운환에게 저격당하여 장사의 상아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때입니다. 하루는 간호사가 슬그머니 들어오더니 편지 한 통을 두고 사라집니다. 발신인은 상덕포로수용소 신정숙(일명 신봉빈)입니다. 신정숙이 자신은 중국 유격대에 붙잡혀 수감되어 있다며 석방시켜달라며 청원한 것입니다. 그런데 신정숙은 백범과 일면식도 없는 여자입니다. 어떻게 모르는 여인이 그것도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여인이 백범에게 편지를 보낸 것일까요?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신정숙은 산동에 볼 일 보러 갔다가 중국 유격대에 붙잡혔습니다. 중국 유격대는 신정숙이 일본 식민지 백성이니 적국인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포로수용소에 수감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신정숙이 자신을 차별하는 일본 포로에 항의하며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싶었는지 조사를 합니다. 내막을 알게 된 신문관이 한국인 가운데 친숙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신정숙은 백범의 이름을 댑니다. 백범과 일면식도 없지만 평소 존경하던 백범의 이름을 댄 것이지요.

 

마침 신문관이 장사 사람이었고, 신문관은 백범이 상아의원에 입원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신정숙은 신문관에게 편지를 써서 주며 백범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였고, 그리하여 신문관은 장사에 오면서 이 편지를 갖고 와 백범에게 전해달라고 준 것이지요. 내막을 알게 된 백범은 상덕포로수용소로 사람을 보내 신정숙을 구해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선의용대 김원봉 또한 신정숙이 수감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자신이 보증을 서고 한 발 앞서 신정숙을 빼냈습니다. 그래서 백범은 김원봉에게 편지를 보내 신정숙을 중경의 임시정부로 데려옵니다.

 

 

이후 백범은 신정숙을 비서로 쓰다가 광복군이 발족된 후에는 신정숙을 제3분처 임무위원 겸 회계조장으로 강서성 상요로 파견합니다. 여성 제1호 광복군이 된 신정숙은 중국유격대와 합동으로 전선과 후방에서 정보수집 및 선전공작에 눈부신 활동을 합니다. 신정숙의 활약에 장개석은 1명의 한국 여인이 1,000명의 중국 장병보다 우수하다고 극찬하였다고 하는군요. 신정숙은 1977년 건국포장, 1990년에는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습니다. 그리고 1997년 먼저 간 동지들을 따라 광복된 조국 산하를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