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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80년 만에 돌아온 진경산수, <겸재정선화첩>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2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 화첩이 독일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사랑받고 더 높이 평가받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반환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한국인과 한국의 역사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겸재정선화첩>을 한국에 보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틸리엔수도원 안에서 아무런 이견이 없었습니다. 열두 명으로 이루어진 수도원 장로회도 만장일치로 반환을 추인했습니다. 반환 결정은 올바른 것이며,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뭔가를 주려면 기꺼이 줘야 합니다. 저희 화첩이 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곳에 가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는 <겸재정선화첩>을 한국에 돌려준 독일 오틸리엔수도원 슈뢰더 아빠스(원장)의 말입니다. <겸재정선화첩>은 1911년과 1925년 한국을 방문했던 독일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 신부가 가지고 간 것입니다. 감각이 뛰어난 예술가면서 탁월한 저술가이기도 했던 베버 신부는 그때 성베네딕도회 소속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초대 아빠스였습니다.

 

 

이 <겸재정선화첩>을 2005년 한국에 가지고 온 이는 왜관수도원의 선지훈 신부였는데 선 신부는 비행기 안에서 11시간 동안 먹지도 잠자지도 않고 버텼다고 합니다. 그 까닭은 겸재의 그림이 집에 돌아오는 그 곁을 한시라도 허전하지 않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겸재정선화첩>은 겸재의 진경산수 화풍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매우 훌륭한 그림인 <금강내산전도>를 비롯하여 모두 21폭의 그림이 실려 있습니다. 오틸리엔수도원 슈뢰더 아빠스를 비롯한 수도원 식구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우리는 겸재의 귀중한 그림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 참고 :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