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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외우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외우/(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외우

[뜻] 1)외따로 떨어져 있거나 구석지게

[보기월]날이 어두워진 뒤에 집에 닿았는데 불빛도 보이지 않는 집이 그날따라 외우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은 엿배해(6학년) 아이들이 배움나들이(수학여행)를 갔다가 돌아오는 날이었습니다. 돌아오는 때가 일을 마치고 난 뒤라서 해야 할 일들을 몇 가지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오기로 했던 때보다 좀 일찍 올 수도 있을 거라는 기별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길이 막혀서 일찍 오기 어렵겠다는 기별을 받고 더 기다렸습니다.

 

온다고 한 때에 맞춰 마중을 나갔습니다. 다들 아무 일없이 잘 다녀왔고 즐거웠다고 하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흘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이곳저곳 다니느라 힘들었을 텐데 아이들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습니다. 힘이 들었더라도 이틀 쉬는 날이 있으니 푹 쉬면서 기운을 되찾고 올 것입니다.

 

엿날(토요일)은 쇠바다책집(김해도서관)에 가서 아이들과 만나고 왔습니다. 짜인 일이 있었지만 저를 일부러 찾아 주신 것이 고마워 마다하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 토박이말 놀배움 씨앗을 건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스물이 조금 넘는 아이들과 한글의 뛰어남, 말의 힘,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키고 북돋우어야 하는 까닭을 알아본 뒤에 토박이말 딱지 놀이, 제철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했습니다.

 

조금 짧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 해 본 토박이말 놀배움이 재미있었다는 아이들 말을 들으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배곳(학교)에서 토박이말 놀배움을 만나게 되면 더 반갑게 맞이해 주길 바란다는 말도 해 주고 왔습니다.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시골집으로 갔습니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 집에 닿았는데 불빛도 보이지 않는 집이 그날따라 외우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두운 밤인데다 감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고 일어나 마당 풀베기, 흙알(토란) 캐기, 집가심까지 하고 오느라 바빴습니다. 흙알은 땅만 파 뒤집어 놓고 다 거두지 못하고 와서 마음이 쓰였지만 와서 챙길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쉬는 날이라고 해도 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데 밝날 뒤낮(일요일 오후) 일터에 나가 일을 하시는 분의 기별을 받고 보니 저는 잘 쉬고 있는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말은 2)‘한 곳에서 몹시 떨어져 있는’이라는 뜻도 있어 ‘멀리’라는 말과 같은 말이기도 합니다.

 

 

 

4351해 열달 스무이틀 한날(2018년 10월 22일 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