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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고려범종 대표하는 “성거산 천흥사 글씨 동종”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3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국보 제280호 “성거산 천흥사 글씨 동종(銅鍾)”이 있습니다. 이 동종은 국내에 남아있는 고려시대 종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서 높이 133cm, 지름 입구 96m입니다. 현재 나라 안에 남아있는 신라 때의 종들 곧 상원사 동종(국보 제36호)과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 다음으로 크기가 크면서도 제작기법이나 양식이 고려 범종을 대표하는 종이라는 평가입니다.

 

 

종 위에는 종의 고리 역할을 하는 용뉴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는데, 용뉴 뒤에 붙은 음통은 대나무 모양이며, 편평한 부분인 천판 가장자리에는 연꽃무늬를 돌렸지요. 몸체의 아래와 위에는 구슬무늬로 테두리를 한 너비 10㎝ 정도의 띠를 두르고, 꽃과 덩굴로 안을 채워 넣었습니다. 또 위에 두른 띠 바로 아래로는 4곳에 사각형의 연곽을 만들고 그 안에 가운데가 도드라진 9개의 연꽃을 새겼지요. 연곽 아래에는 당좌 곧 종을 치는 부분을 2곳에 두었고, 구슬로 테두리하고 연꽃으로 꾸몄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당좌 사이에는 2구의 비천상(飛天像, 하늘을 나는 선녀상)을 두었지요. 비천상은 구름 위에서 합장하고 꿇어앉아 하늘로 오르는 자세로 돋을새김(양각)된 뛰어난 조각입니다. 또 한쪽의 연곽 바로 아래로 위패형의 틀을 만들고 그 속에 돋을새김으로 글씨를 새겼는데, 고려 현종 원년(1010)에 성거산 천흥사용으로 만든 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위패형 틀 안에 글씨를 쓰는 것은 고려시대에 나타나는 새로운 양식이라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