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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맞춤 토박이말]-'서리'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맞춤 토박이말]-‘서리’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 첫서리, 올서리, 늦서리, 무서리 된서리

 

지난 8일이 차가운 이슬이 내린다는 찬이슬 ‘한로’였는데 벌서 보름이 훌쩍 지나 오늘이 바로 서리날 ‘상강’입니다. 저 위쪽 고장이나 높은 메에는 벌써 서리가 내렸다는 기별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눈에 띄게 달라지는 철마디(절기)에 맞는 제철 토박이말로 ‘서리’와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첫서리’입니다. 앞서 올해 서리가 내렸다는 기별을 들으셨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난 12일 서울에 첫서리가 내렸다는 기별을 봤습니다. 13일에는 한라산에도 첫서리와 함께 얼음이 얼었다고 하더라구요. 바로 그 해 맨 처음 꽃등으로 내린 서리를 ‘첫서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서리가 내리면 가을도 이제 끝자락으로 넘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늦은 가을이라서 ‘늦가을’이라고 하지만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을 ‘서릿가을’이라고도 한답니다. 우리가 ‘늦가을’이라는 말만 알아도 사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서릿가을’이라는 말을 알고 쓴다면 조금은 다른 느낌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서릿가을’과 ‘늦가을’이 비슷한 말이라는 것을 아셨으니 앞으로 많이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첫서리’는 여느 해와 견주어 볼 때 열흘 넘게 빨랐다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제철보다 일찍 내리는 서리는 ‘올서리’라고 합니다. 앞서 ‘올-’이 들어간 말들로 올벼, 올배, 올사과, 올밤과 같은 말을 했었기 때문에 귀에 익은 말일 것입니다.

 

이 ‘올서리’와 맞서는 말로 ‘늦서리’가 있습니다. 이 말은 ‘제철보다 늦게 내리는 서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앞서 ‘올-’이 들어간 말에 ‘늦-’을 넣은 늦벼, 늦배, 늦사과, 늦밤과 같은 말도 자주 쓰는 말입니다.

올서리와 늦서리는 서리가 내린 때에 따라 만든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리가 내린 모습 또는 상태에 따라 만든 말이 더 있습니다. 앞서 첫서리 이야기를 했는데 처음 내린 서리가 단단하지 않고 물기를 머금은 채 묽으면 ‘무서리’라고 합니다.‘무+서리’의 짜임이고 ‘무’는 ‘물’을 나타냅니다.

 

이 ‘무서리’와 달리 아주 단단하게 되게 내리면 ‘된서리’라고 합니다. 몹시 심한 더위를 ‘된더위’라고 한다는 것을 알면 얼른 뜻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쓰는 말 가운데 ‘된-’이 들어가 있는 말을 떠올려 보시면 더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된장, 된밥과 같은 말이 많이 있으니 말입니다.

 

이처럼 제철에 어울리는 첫서리, 서릿가을, 올서리, 늦서리, 무서리, 된서리라는 말을 모두가 다 잘 알고 부려 쓰게 되기를 바랍니다.

 

4351해 열달 스무나흘 삿날(2018년 10월 24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