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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영화 <암살> 독립군 여자 저격수 모델 남자현 지사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04]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영화 <암살>에 보면 배우 전지현이 독립군 저격수 안윤옥으로 나오지요? 안윤옥의 실제 모델은 독립투사 남자현(1872~1933)입니다. 남자현 지사에 대해서는 제가 전에 한 번 누리편지를 보냈고, 제 블로그에도 올려놓았지요.

https://blog.naver.com/yangaram1/80164059226

 

그러므로 여기서는 남자현 지사가 안윤옥의 모델로 나오게 된 활동상황에 대해서만 언급해보려 합니다. 남자현 지사는 3ㆍ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아들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서로군정서에 가입합니다. 그리고 1925년에 사이토 마코토 총독을 암살하기 위해 국내에 잠입하였다가, 여의치 않아 돌아갑니다.

 

 

또한 1932년 9월 국제연맹조사단이 일본의 침략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일제의 만행을 조사단에 호소합니다. 단지 말로만 호소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왼손 무명지 2절을 잘라 ‘조선독립원(朝鮮獨立願)’이라는 혈서를 쓰고, 자신이 자른 손가락 마디와 함께 조사단에 전달한 것이지요. 안중근 의사도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썼는데, 여자 독립군에서는 남자현 지사가 그렇게 했군요.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다... 할 수 있겠습니까? 참! 대단한 의기입니다.

 

1933년 초 남자현 지사는 주만주국 일본전권대사 부토 노부유시[武藤信義]가 만주국 건국일 행사에 참석한다는 정보를 입수합니다. 그러자 남자현 지사는 부토 노부유시를 제거하기로 하고 2월 29일 몸에 권총과 폭탄을 숨기고 변장한 채 하얼빈에서 장춘으로 떠납니다. 그러나 하얼빈 교외 정양가(正陽街)를 지나다가 미행하던 일본 형사에 붙잡힙니다. 당연히 혹독한 고문이 따릅니다.

 

 

6달 동안 감금, 고문으로, 남자현 지사가 살아나가기 어렵다는 생각에 보름 동안 단식투쟁을 합니다. 일경은 남자현 지사가 사경을 헤매자 고문으로 죽였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는지 석방시킵니다. 결국 남자현 지사는 1933년 8월 22일 민족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습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 남자현 지사의 마지막 유언입니다.

 

어떻습니까? 비록 영화 <암살>에서처럼 암살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이만하면 <암살>의 여주인공 안윤옥이 모델이 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지 않았습니까? 전에 장춘에서 하얼빈까지 기차를 타고 간 적이 있습니다. 가면서 계속하여 광활한 만주 벌판이 펼쳐지더군요. 만주 벌판을 바라보면서 바람 부는 뜨거운 만주 벌판을, 눈보라 치는 은색의 만주 벌판을, 오직 대한 독립만을 생각하며 걷고 또 걷던 독립군을 생각하노라니 가슴이 북받쳐 오르더군요. 우린 남자현 지사를 비롯한 수많은 대한 독립군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