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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0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0)-별똥별, 별똥돌, 살별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30, 13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30쪽 셋째 줄에 ‘별똥별’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유성’이라고 나오기 때문에 본 사람이 많지 않은 말입니다. ‘유성’은 ‘흐를 유’, ‘별 성’으로 풀이를 할 수 있습니다. 뜻만 가져 오면 ‘흐르는 별’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별똥별’이라고 하셨는데 아마도 별이 똥을 누는 것으로 보신 것 같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던 새가 누는 똥을 밑에 있던 사람이 맞기도 하는데 하늘에 있는 별이 똥을 누어 떨어지는 것으로 본 것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남다르다 싶습니다.

 

열셋째 줄에 ‘별똥돌’이 있습니다. 앞서 본 별똥별이 타다 남은 것이 땅에 떨어진 것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운석’입니다. 이 말도 한자를 풀면 ‘떨어질 운’, ‘돌 석’으로 ‘떨어진 돌’입니다. 하지만 앞서 ‘흐르는 별’인 ‘유성’과 ‘떨어진 돌’ ‘운석’은 서로 잇기가 쉽지 않은 게 참일입니다. 그래도 ‘별똥별’과 ‘별똥돌’은 서로 이을 거리가 있는 말이라서 아이들도 쉽게 알아차리는 말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큰 별똥돌이 떨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 뒤에 그 일과 이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파는 분이 있는데 그 빵이름을 ‘별똥돌빵’이라고 지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131쪽 셋째 줄에 ‘살별’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혜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말도 한자를 풀면 ‘빗자루 혜’, ‘별 성’인데 ‘유성’이 그런 뜻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을 이제까지 한 사람도 만나지 못 했을 만틈 우리 삶과 동떨어진 말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살별’은 아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지만 ‘살별’에서 ‘살’이 우리가 잘 알고 쓰는 ‘햇살, 물살, 화살, 빗살’의 ‘살’과 같은 ‘살’이라고 하면 우리 아이들을 비롯해 못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에서 쓴 토박이말이 있다는 것을 알려 드려도 저마다 배워 알고 있는 말이 눈과 귀에 익은 나머지 토박이말이 낯설다는 분들이 많아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살별’을 먼저 알고 그 다음 ‘혜성’과 ‘comet’을 알게 되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쉬운 배움책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었던 세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의 참 뜻을 헤아리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4351해 열달 서른하루 삿날(2018년 10월 31일 수요일)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