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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고려목판ㆍ희랑대사상, 즈믄해 만에 처음 나들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위해 해인사 나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은 9일 해인사와 공동으로 고려 대장경판과 고려의 창업주 태조 왕건의 스승으로 알려진 희랑대사의 좌상(보물 제999호)의 이운(移運) 행사를 시작했다. 이운(移運式)이란 불화나 불구 등을 다른 장소로 옮길 때 하는 의식을 말한다.

 

 

이번 행사는 9일 아침 장경판과 희랑대사 좌상의 이운을 부처에게 알리는 고불식(告佛式)을 열면서 시작됐다. 대장경판에서 경판을 꺼내 법보전에서 일주문까지 이운행렬을 재현한 뒤 무진동 차량에 유물을 실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될 경판은 대방광불화엄경주본변상도 등 4점이며, 전시유물은 희랑대사 좌상과 초조본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등 5점이다.

 

그런데 이운행사를 위한 복제품도 등장했다. 해인사에 전시되었던 희랑대사 좌상 복제품과 대장경판 복제품은 이틀째인 10일 경기 연천 숭의전에서 펼쳐지는 ‘희랑대사와 왕건의 만남’ 행사에 쓰이기 위한 것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유물 보호를 위해서는 진품 대신 복제품의 행사 참여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태조 왕건과 스승 희랑대사는 만날 수 있을까?

 

 

 

숭의전은 고려 태조 왕건 등 고려 임금 4명과 공신 16명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며, 왕건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따라서 이 행사는 왕건의 스승으로 알려진 희랑대사(좌상)가 북한의 왕건(동상)을 직접 만날 것을 고대하며 인사를 드린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행사라고 한다. 따라서 행사는 두 인물의 상징적인 만남을 축하하는 의미로 약식 고유제와 함께 고려가무악 연주, 서예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준비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992년 개성의 왕건릉(현릉) 인근에서 발견된 ‘왕건 동상’을 북한이 빌려주기를 고대한다. 만약 북한이 왕건 동상을 출품해준다면 바로 고려의 창업주인 태조 왕건의 동상과, 왕건의 스승으로 알려진 희랑대사 조각상(해인사 소장, 보물 제999호)이 만나 함께 전시가 이뤄지는 것이다.

 

배기동 관장은 “고려를 건국한 제자(태조 왕건상)와 제자를 도와 후삼국 통일에 일조한 스승(희랑대사 좌상)의 만남이 실현된다면 남북 교류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