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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왕도의 체계적 도시계획 보여주는 몽촌토성 구조 확인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한성백제 유적인 몽촌토성(夢村土城, 사적 제297호)에서 오늘날 로타리와 유사한 회전교차로, 포장도로 등 당시 백제왕도가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통해 몽촌토성을 조성했고, 이곳에서 사람과 물류의 왕래가 빈번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대규모 도로 유적이 나왔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이 몽촌토성에 대한 연차적 발굴조사를 본격화한 2015년 당시 존재가 추정됐던 구조물들이 실제 확인된 것. 삼국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방 14m 규모의 대형 집수지(물을 모으는 곳)도 새롭게 확인됐다.

 

또, 고구려가 백제왕도 한성을 함락(475년)한 이후에 고구려가 바로 한강 이북으로 철군한 것이 아니라 몽촌토성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여 이곳을 중요한 거점성으로 삼고 일정기간 주둔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 자료들도 확인됐다. 고구려 토기와 고구려에 의해 조성된 도로, 건물지 등이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은 14일(수) 오전 10시30분 「2018년 몽촌토성 북문지 일원 발굴조사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몽촌토성에 대한 발굴조사 중간결과를 이와 같이 발표했다.

 

핵심적으로, 몽촌토성 북문지 안쪽에 ‘회전교차로(로터리, Rotary)’를 설치하고 이 교차로를 중심으로 남-북, 동-서, 회곽도(廻郭道․성벽이나 성벽 내외에 성벽을 따라 돌 수 있게 낸 길)가 분기돼 나가는 ‘격자모양’ 도로망을 구축한 것이 보다 명확히 확인됐다.

 

이중 백제 중심도로는 노면 폭이 10m로 지금까지 백제도성에서 확인된 도로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자갈과 점토‧풍화암반토를 혼합해 25~50cm 높이로 단단히 성토다짐한 ‘포장도로’다. 당시 문지를 통해 사람과 물류의 왕래가 빈번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자 백제 도로의 조성과정과 토목기술을 잘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된다.

 

 

또, 회전교차로 안쪽 공간에는 삼국시대에 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방 14m 규모의 대형 집수지가 새롭게 확인됐다. 말머리뼈, 패각(조개껍데기), 복숭아씨 등 동‧식물유존체와 건축부재로 사용된 목재유물 등이 출토됐다.

 

또, 당시 고구려가 한성 함락 후 몽촌토성을 거점으로 일정기간 주둔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고고자료가 확인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원통형 삼족기‧호‧시루 등 다수의 고구려 토기가 출토됐으며, 고구려에 의해 조성된 도로, 건물지, 수혈(구덩이)유구 등이 확인됐다.

 

 

이밖에도, 한성백제가 고구려, 가야, 중국, 왜 등 주변국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물도 출토됐다. 창녕양식의 가야토기 대부발(굽다리바리), 고구려토기 호(항아리), 왜의 스에키 배(접시) 조각, 중국 육조시대의 청자와 시유도기 조각 등이 대표적이다.

 

 

‘백제인의 얼굴’이 새겨진 백제토기 뚜껑 꼭지를 비롯해 제첨축(책갈피) 모양의 목기·나무방망이·건축부재 등의 목재유물, 사슴뿔로 만든 골각기, 박으로 만든 용기 등 한성백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생활유물도 다수 발견됐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2천 년 전 왕도 서울의 백제 역사 복원과 조명을 위해 장기적인 발굴조사 계획을 마련하고 연차적으로 지속적 연구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