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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전통혼례 때 신랑이 목기러기에 절하는 까닭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5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의 전통혼례에는 신랑 일행이 혼례를 올리러 신부집으로 향할 때, 안부(雁夫) 곧 기럭아비가 목기러기를 들고 따라갑니다. 신랑이 신부집 안마당에 준비한 초례청(醮禮廳)에 사모관대로 정장을 하고 들어서면 신부집에서는 전안청(奠雁廳)이라 하여 낮은 상 위에 붉은 보자기를 깔고 뒤에 병풍을 쳐둡니다. 신랑이 이 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면 기럭아비가 기러기를 신랑에게 전하지요.

 

 

그러면 신랑은 목기러기를 받아 상 위에 놓고 절을 두 번 하는데 이런 절차를 “전안지례(奠雁之禮)”라고 합니다. 이것은 남편이 아내를 맞아 기러기처럼 백년해로를 하고 살기를 맹서하는 것입니다. 우리 겨레는 기러기가 암놈과 수놈이 한번 교접하면 평생 동안 다른 것에 눈을 주지 않고 한 쪽이 죽으면 다른 쪽이 따라 죽는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전안지례는 혼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신랑이 하늘에 부부되기를 맹세하는 의례인 것이지요. 그 때문에 전안지례를 “소례(小禮)”라고도 합니다. 참 여기서 목기러기는 한자말로 목안(木雁)이라고 하는데 사실 나무를 오리모양으로 깎아서 만든 것으로 혼례에 쓰는 가장 중요한 상징물의 하나입니다. 참고로 전안지례가 끝나면 교배지례(交拜之禮, 신랑과 신부가 대례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 절하는 의식)ㆍ합근지례(合卺之禮, 신랑과 신부가 서로 술잔을 나누는 의식)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