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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량과 승려가 한 여성을 유혹하는 춤, 한량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5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진주(晋州) 지방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 교방(조선 시대 기녀들을 중심으로 하여 가무-歌舞를 관장하던 기관)계통의 무용극에 경상남도 시도무형문화재 제3호 “한량무(閑良舞)”라는 것이 있습니다. 원래 한량이란 양반 출신으로 무과(武科)에 급제하지 못한 사람, 또는 노상 놀고먹는 사람을 이르지요. 한량무는 한량과 승려가 한 여성을 유혹하는 내용을 춤으로 표현한 무언무용극으로 원래 이 춤은 조선 중기 이후 남사당패(南寺黨牌) 가운데 무동들에 의해 놀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온 나라 곳곳에서 이 한량무와 비슷한 춤들을 추었는데 거의 없어지고 오직 진주에서만 1979년도에 재연되어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춤은 한량을 비롯해서 승려(僧侶)ㆍ상좌(上座)ㆍ별감(別監)ㆍ색시(또는 기생)ㆍ주모ㆍ마당쇠가 등장합니다. 주인공 한량이 한 기생을 데리고 즐겁게 놀고 있을 때 승려가 나타나 이 광경을 보고 멋진 춤으로 기생의 환심을 끌자 기생은 한량을 배신하고 승려에게 간다는 남녀의 애정관계를 그린 춤입니다.

 

기생은 몽두리(조선 시대 기생이나 무당이 입던 옷)에 색 한삼을 끼고 족도리를 쓰지요. 승려는 진회색 장삼에 홍가사를 입고 머리에는 방갓(상중에 있는 사람이 나들이 때 쓰는 갓)을 쓰고 지팡이를 듭니다. 상좌ㆍ마당쇠는 흰색 바지저고리를 입으며 주모는 보통 흰 저고리에 남색 치마를 입습니다. 춤 장단은 굿거리 장단 – 염불장단 - 타령(허튼타령)장단이 쓰이지요. 등장하는 인물들의 춤사위는 개성미가 뛰어나고 소박미가 있으며 해학적 요소와 무언극적인 요소가 합해진 시대상을 풍자한 춤으로 토속미가 넘치는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