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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간사이공항 침수, 인천공항은 안전한가?

환경이야기 29. 신공항ㆍ천성산 터널 반대, 환경운동의 2대 오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8년 9월 4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간사이공항이 태풍으로 인하여 침수되어 폐쇄되었다.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었다. 공항에 있던 5,000명의 승객과 직원들이 고립되었다. 고립된 승객들은 간사이공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인근 고베로 이동하거나, 공항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해 공항과 연결된 다리를 건너 오사카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탈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여객선 선착장이나 버스 승강장 일대에서 큰 혼잡이 벌어졌다. 특히 대형 유조선이 공항과 오사카를 잇는 다리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여 다리의 한쪽 방향 3개 차선만 이용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정체가 너무 심해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무려 1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간사이공항은 활주로 2개 가운데 하나를 복구하여 9월 7일부터 국내선 운항을 재개하였다. 국제선은 9월 8일부터 일부 운항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다리와 하수도 시설 등을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10월 6일부터는 승용차 이용이 재개되었으나 다리 보수로 인한 교통이 통제되어 완전한 복구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간사이공항의 폐쇄가 언론에 보도되자 간사이공항처럼 바다를 간척하여 만든 인천공항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노태우 정부 때인 1989년 1월 1일부터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를 시행했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정부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당시에 국제공항은 2개뿐이었는데, 김포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은 점점 한계에 다다랐다. 정부는 ‘김포공항 확장안’과 ‘신공항 건설안’을 놓고 수 년 동안의 검토 끝에 ‘신공항 건설안’을 채택했다. 김포공항은 계양산이 인근에 있어 안전상의 문제로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1990년 6월 14일에 정부가 인천 앞바다에 있는 영종도 일대를 매립해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정부가 인천 영종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은 주변에 민가가 없어 소음 피해가 적고, 높은 산이 없어서 안전상의 문제도 없다는 점이 큰 이유였다. 또한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 개펄은 찬물(만조) 때 수심이 1∼2m에 지나지 않아 부지매립 비용이 3.3㎡ 당 14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인천공항보다 몇 년 앞서 건설한 간사이공항은 평균 수심 18m의 바다를 매립하다보니 인천공항의 10배나 되는 3.3㎡ 당 140만원이 소요됐다.)

 

신공항으로서 ‘서울 도심과 차로 1시간 내 도달해야 한다.’는 조건은 육지와 영종도 간에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하면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유리한 조건들 덕분에 시화지구 등을 제치고 영종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1992년 6월 16일 정부가 ‘수도권 신공항 건설 예정지역 지정 및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부터 이 사업에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가톨릭환경연구소, 인천녹색연합 등과 일부 교수들은 ‘영종도 신공항 문제 공동대책협의회’를 결성해 신공항 건설을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3가지이었다. 첫째는 지반 침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신공항 부지의 82%는 갯벌을 매립하기 때문에 공사 완료 후 지반이 침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둘째는 철새로 인한 항공 사고의 위험이 염려된다는 것이다. 봄, 가을에 영종도 일대를 이동하는 철새가 30만 마리나 되는데, 새가 항공기의 공기 유입구에 빨려 들어가면 항공 참사의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셋째는 신공항 지역에서 안개가 자주 발생하여 항공기의 이착륙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 주장은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신공항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2001년 3월 29일 ‘인천국제공항’의 문을 연 이후 16년 동안 확인된 결과로는 공항 이용에 별다른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가장 우려되었던 지반 침하의 경우 2001년 3월 개항 이후 활주로, 유도로, 계류장 등 주요 시설물 33개소에 지반침하계측기를 설치해 측정하고 있는데, 10년 동안에 지반 침하 수준은 연 8.6m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서 예상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인천공항은 지하 평균 35m 지점에 강한 암반층 지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지점까지 약 3만 5000개의 강관 파일을 박았기 때문에 지반 침하는 매우 안정적이라고 한다.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이동하였지만 인천국제공항에서 새와 비행기 간의 충돌로 인한 항공기 사고는 없었다. 인천국제공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0년까지 모두 21만여 회의 비행기 운항 중 새와 충돌한 사례가 7건이었지만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를 1만회 비행 당 조류 충돌 건수로 따지면 0.333회로 미국의 2.47회, 일본의 11.7회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경단체에서 염려한 안개로 인한 운항 장애도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인천공항 건설 전 10년 동안 안개일수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가시거리 1,000m 이하인 안개 일수가 연간 36일(김포72일), 가시거리 200m 이하인 안개 일수가 연간 15.7일(김포 26.2일)로 나타났으며 이는 김포공항 안개 일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은 2011년부터 활주로 가시범위가 75m만 확보돼도 이착륙이 가능한 ‘CAT-IIIb'등급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안개로 인한 결항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인천공항과 간사이공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해상공항으로 손꼽히는 일본 간사이공항은 오사카만 해안에서 5㎞ 떨어진 곳에 길이 4km, 폭 1km로 인공섬을 만들어 공항으로 이용하였다. 간사이공항은 수심 18m를 매립하고, 수면에서 15m 높이로 복토한 위에 공항을 건설하여 1994년 9월에 개항하였다.

 

 

바다 가운데에 인공섬을 만들어 간사이공항을 건설한 데에는 몇 가지 사정이 있었다. 비행기 소음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민원은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오사카의 땅값이 살인적으로 비싸서 충분한 용지를 확보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했다. 또한 오사카 도시 주변의 웬만한 곳은 모조리 건물로 뒤덮여 있어서 공항을 지을 터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오사카만의 바다 위에 인공섬을 하나 만들고 그 위에 공항을 건설하였다. 덕분에 소음 민원과 터 확보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지만 건설비용은 단일 공사로는 일본 역사상 최대인 1조4000억 엔(한화로는 약 16조원)이 투입되었다.

 

가장 까다롭고 중요한 작업은 바다 밑의 약한 지반(地盤)을 어떻게 다지느냐는 것이었다. 공항 건설 예정지는 진흙 충적토로 된 연약지반인데 그 두께가 25m나 되었다. 이 충적토를 다지는 데는 모래로 땅속 수분을 빨아들이는 ‘샌드 드레인’(sand drain) 공법‘이 채택되었다.

 

샌드 드레인 공법으로 충적층의 물을 제거하여 지반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결과적으로 지반 침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1994년 개항 후 지금까지 무려 13m나 지반이 침하되었다. 최초 수면 위 15m이던 간사이공항은 현재는 수면 위 2m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하여 최초 공사비의 반절 이상이 투입되었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지반 침하를 막고 공항을 유지하기 위하여 엄청난 비용이 계속 투입될 것으로 염려된다.

 

인천공항은 2008년에 2단계 사업을 완성했고, 2017년에는 활주로를 늘리는 3단계 사업을 완성하고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하였다. 인천공항은 2029년까지 제3여객터미널을 개장하여 연간 79만 회의 운항 회수, 1억3천만 명의 승객과 1,000만 톤의 화물 처리를 목표로 한다. 서비스 면에서도 인천공항은 이용객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5년부터 작년까지 12년 연속 ‘세계공항 서비스평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환경단체의 영종도 신공항 반대 운동은 최초부터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다. 환경단체에서 주장했던 염려들이 모두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지반 침하 문제, 철새 문제, 안개 문제 등이 모두 과장된 우려였음이 판명되었다. 우리나라의 환경운동 역사에서 영종도 신공항 반대 운동은 경부고속 전철 천성산 터널 반대 운동과 더불어 2대 오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