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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학을 기르며 매화를 사랑했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6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湖上精廬絶俗緣(호상정려절속연) 호숫가 깨끗한 집 속세와 끊어진 곳이니

   胎仙栖託爲癯仙(태선서탁위구선) 학이 깃들어 여윈 신선이 되었구나

   不須翦翮如鸚鵡(불수전핵여앵무) 앵무처럼 깃털을 꺾을 필요 없으니

   來伴吟梅去入天(내반음매거입천) 장차 함께 매화를 읊으며 하늘로 들어가세

 

 

이 시는 저장성 항저우(杭州) 서호(西湖)에서 학을 기르며 매화를 사랑한 임포를 노래한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西湖伴鶴(서호반학)”이란 제목의 한시입니다. 임포는 이곳에서 벼슬도 하지 않고 아내도 두지 않았으며, 오직 매화를 심고 학을 기르는 것만 즐겼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퇴계는 함께 노래하며 하늘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정조(正祖)는 그의 시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16세기 성리학의 대가인 퇴계(退溪)와 율곡(栗谷)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하고 있습니다. “퇴계는 율곡의 선배다. 그의 사단칠정(四端七情)은 율곡이 강력히 반론을 제기해 마지않았으나 퇴계는 끝내 불평하는 기색이 없었으니, 여기에서 퇴계의 온순하며 인정이 두터운 인품과 율곡의 명석하고 예리함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임포처럼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꿈 꿀 수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