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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미륵님이 오시기를, 사천 흥사리 매향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6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 가면 보물 제614호 “사천 흥사리 매향비(埋香碑)”가 있습니다. 이 비의 크기는 몸체 높이 1.6m, 너비 1.3m입니다. 비는 거의 다듬지 않은 자연석을 써서 비문을 새겨 놓았는데, 표면의 굴곡이 심하지요. 글자 크기가 같지 않고 가로ㆍ세로도 잘 맞지 않으며, 글자 수 또한 각 행마다 같지 않습니다. 다만 글자체에 예스럽고 아담한 멋이 있어 당시 지방의 글씨체를 엿볼 수 있지요.

 

 

고려말, 조선초에 향나무를 바닷가 개펄에 묻어두는 매향의식(埋香儀式)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때 자주 출몰하던 왜구의 침탈에 고통받던 백성이나 스님이 침향을 정성으로 준비하여 자신들을 구원해줄 미륵이 오시기를 비는 뜻이었지요. 묻은 향나무가 수백 년이 지나면 침향이 되고, 침향이 된 뒤에는 ‘서해 바다에서 용이 솟아오르듯이’ 스스로 물위로 떠오른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매향의식을 한 뒤엔 그곳에 매향비(埋香碑)를 세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매향비는 5종이 있지요. 맨 먼저 1309년(충선왕 1)에 세운 것으로 지금 비석은 없어지고 비문의 탁본만 남은 ‘고성삼일포매향비(高城三日浦埋香碑)’와 1335년(충숙왕 복위 4)에 세운 평북 정주의 정주매향비(定州埋香碑), 1387년(우왕 13)에 세운 사천매향비(泗川埋香碑), 1405년(태종 5)에 세운 전남 신안군 암태도의 시도기념물 제223호 암태도매향비(巖泰島埋香碑), 1427년(세종 9)에 세운 충남 서산의 해미매향비(海美埋香碑) 따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