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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일제강점기, 주시경은 ‘말모이’로 한글을 지켰다

기획특별전 <사전의 재발견>(‘18.9.20.-‘19.3.3.) 연장 전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겨울방학을 맞아 관람객들에게 더 많은 전시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특별전<사전의 재발견>을 2019년 3월 3일(당초 2018년 12월 25일)까지 연장한다.

 

사전을 주제로 한 첫 기획특별전 <사전의 재발견> 연장 전시

 

 

현재 진행 중인 기획특별전 <사전의 재발견>에서는 지식의 길잡이인 사전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고 140여 년 동안 사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불자전韓佛字典》(1880), ‘조선말 큰사전 원고’(1929-1942, 한글학회 소장) 등 사전과 관련된 중요 자료 122건 211점을 모아 대거 선보이는 첫 전시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여겨 볼만한 자료는 우리말 사전의 기틀이 된 원고 ‘말모이’(1910년대)다.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키기 위해 집필한 첫 국어사전 원고 ‘말모이’

 

우리말을 빼앗기고 글조차 마음대로 쓰지 못하던 일제강점기, 1911년부터 주시경(周時經, 1876-1914)과 그의 제자들이 모여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첫 사전 원고 ‘말모이’를 집필하였다. ‘말모이’는 말을 모은다는 뜻으로 ‘사전(辭典)’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다. 1914년 주시경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말 사전은 펴내지 못했지만, 그 뒤 조선어사전편찬회로 이어져 우리말 사전 펴냄의 기틀이 되었다.

 

 

 

전 국민이 함께 참여한 우리말 사전 편찬, 작전명 ‘말모이’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을 억압하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진행한 사전 펴냄 작업의 작전명이기도 하다.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일상생활 속의 말을 적어 ‘조선어학회’에 보냈고, 학회에서는 수집된 낱말을 토대로 사전을 펴냈다. 최종 펴냄을 앞둔 1942년,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일제에 검거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13년간 작성한 사전 펴냄 원고도 압수당한다. 특히 이윤재(李允宰, 1888-1943)와 한징(韓澄, 1887-1944)은 계속되는 고문과 악형 끝에 옥중에서 죽고 말았다.

 

 

 

 

광복 뒤 옥중에서 풀려난 회원들은 사전 펴냄 업무를 다시 시작하였지만 사전 원고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고 불태워 없앤 것으로 짐작할 뿐이었다. 그러던 1945년 9월 8일, 사라졌던 원고가 경성역 운송부 창고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되었다. 이후 ‘조선말 큰사전 원고’를 기반으로 우리말 사전을 펴냄을 이어나가 마침내 우리말 대사전인 《큰사전》(1957)의 펴냄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내년 1월에 개봉되는 영화 ‘말모이’는 바로 이 내용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