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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북한에 선물한 귤, 조선시대엔 귀한 과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7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1월 “문재인 대통령, 군용기로 제주 귤 200t 북한에 선물”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남한에서는 지금 흔한 과일이 되었지만 북한에서는 귤을 재배할 수 없으니 정말 귀한 선물일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엔 귤이란 정말 귀한 과일이었습니다. 제주에서만 소량 재배되었고, 그것을 거친 풍랑이 이는 바다 건너 가져와야만 했으니 임금에게 진상하는 것 말고는 보기도 어려운 과일이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제주목사가 진상한 귤을 받은 임금은 이를 신하들에게 나눠주었고, “황감제(黃柑製)”라는 임시과거를 열어 기뻐했습니다.

 

“매년 가을이 되면 관에서 대장을 가지고 나와 그 과일 개수를 세고 나무둥치에 표시를 해두고 갔다가 그것이 누렇게 익으면 비로소 와서 따 가는데, 혹 바람에 몇 개 떨어진 것이 있으면 곧 추궁하여 보충하게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 값을 징수한다. 광주리째 가지고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다. 또 그들을 대접하느라 닭을 삶고 돼지를 잡는다.”

 

 

이것은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내용으로 귤과 유자나무를 가진 백성에게 벼슬아치들이 횡포를 부린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그 백성은 몰래 나무에 구멍을 뚫고 후추를 집어넣어 나무가 저절로 말라죽게 하고, 그루터기에서 움이 돋으면 잘라버리고 씨가 떨어져 싹이 나면 보이는 대로 뽑아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관의 관리대장에서 빠지려고 하는 것이지요. 다산은 제주도 관리의 횡포를 보며 이것이 그치지 않는다면 몇 십 년 안 가서 우리나라 귤과 유자는 씨가 마를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즐겨먹는 과일 귤은 우리나라에서 사라져버렸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