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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5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5- 날, 빈 곳, 여섯에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2해(1949년) 만든 ‘셈본 5-1’의 26~2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5쪽 첫째 줄에 ‘셈’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보시는 바와 같이 ‘계산’이 아니라 ‘셈’입니다.

 

열둘째 줄에 ‘날’이 보입니다. 이 ‘날’은 요즘 말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보다 ‘날’이 좋습니다. 그리고 ‘7 날’은 ‘칠 날’이 아니라 ‘일곱 날’로 읽는 게 더 좋습니다.

 

열셋째 줄에 ‘빈 곳’이 있습니다. 저도 ‘빈 칸’이라는 말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눈을 닦고 다시 보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옛배움책에서 보는 것처럼 ‘빈 곳’도 많은 분들이 자주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27쪽 ‘맞히기’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맞추기’와 ‘맞히기’를 헷갈리는 아이들이 많아서인데 여러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맞히다’는 견주어 보다는 뜻이고 ‘맞히다’는 ‘틀림없이 고르다’는 뜻이므로 저는 ‘짝’은 맞추어야 하고 ‘모르는 것’은 ‘맞혀야 한다’고 알려주곤 합니다.

 

열셋째 줄에 ‘긴 종이를 똑같은 길이로 여섯에 접었더니’를 보고 저는 처음에는 요즘 잘 쓰지 않는 말이라 잘못 쓴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자꾸 읽다보니 옛날에는 이렇게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많이 쓰는 ‘번’을 쓰지 않았지만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에’를 자주 써야겠습니다.

 

지난 열사흘 날부터 열엿새 날까지 나흘 동안 꾸린 경남 갈배움한마당잔치(경남교육박람회) 때 내세운 두 가지 가운데 하나가 ‘쉬운 배움책’이었습니다.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옛배움책에 있었던 ‘셈하다’와 ‘계산하다’ 짝을 맞추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계산’이란 말이 익어서 그렇다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세다’라는 말은 알면서 ‘셈’을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쉬운 말로 된 배움책을 만드는 일에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옛배움책에서 썼던 말이 쉬운 말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여 주시고 바로 잡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름을 적어 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얼른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4351해 온겨울달(섣달) 닷새 삿날(2018년 12월 5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