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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판소리 완창, 길게는 여덟 시간도 소리해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7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는 2018년 국립극장 완창 판소리의 마지막 무대로, ‘국립극장 송년판소리-안숙선의 심청가 강산제’를 오는 12월 27일(목) 무대에 올립니다. 여기서 ‘완창 판소리’란 판소리 한 바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부르는 것을 말하지요. 그 시작은 고 박동진(朴東鎭, 1916~2003) 명창이 1968년 9월 30일 서울 남산에 있는 국립국악고등학교 강당에서 다섯 시간 반에 걸쳐 <흥보가(興甫歌)>를 처음부터 끝까지 부른 것입니다.

 

20세기 이후 판소리의 공연은 주로 ‘협률사(協律社)’에서 했습니다. 협률사는 1902년 고종 등극 40주년을 기리기 위해 지었던 서양식 원형 극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협률사 공연은 서양식 극장무대에서 판소리와 창극, 기악, 무용 등 민속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함께 공연하는 것이었기에 판소리를 부르는 시간은 10~20분에 불과하였지요. 따라서 소리꾼들은 청중들이 좋아하는 특정 대목만을 반복적으로 불렀고, 판소리는 이른바 ‘토막소리’ 공연이 주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1968년 박동진 명창이 ‘판소리완창(完唱)’을 시작한 까닭은 잊혀가는 판소리를 다시 사랑받도록 하기 위함은 물론 판소리 한 바탕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리에서 부름으로써 판소리 본래의 의의와 가치를 재확인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때 박동진 명창의 완창은 본인에게도 큰 도약의 발판이 되었지만 잊혀가던 판소리도 되살아나는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길게는 여덟 시간을 소리를 해야 하는 판소리 완창은 현재 국립극장에서 달마다 펼치는 완창 판소리 무대가 거의 유일한 공연이고,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창한 소리꾼으로는 안숙선 명창이 유일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