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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성탄절에 오시는 구세주와 미륵신앙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7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기쁘다 구주오셨네 / 만 백성 맞아라 / 온 - 교회여 다일어나 / 다 찬양하여라 / 다 찬양하여라 / 다 찬양 찬양 하여라.” 오늘 밤은 성탄절 전야,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한번은 흥얼거리는 크리스마스 캐롤입니다. 오늘 밤에 오신다는 예수 곧 구세주(救世主)는 "세상을 구원하는 분"이란 뜻으로 종교적 의미에서 신앙의 대상을 가리키는 말로 쓰지요. 기독교 신자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구세주 하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지만 불교에서는 “미륵보살”, 이슬람교에서는 “마흐디”가 바로 구세주입니다. “종교”는 신(神)이나 절대적인 힘을 통하여 인간의 고민을 해결하고 삶의 근본 목적을 찾는 문화 체계이기에 어느 종교든 구세주가 있게 마련이지요.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부유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헐벗고 고통 받는 사람이 있고 그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원할 구세주 사상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에는 구세주가 곧 미륵님이었습니다. 미륵신앙은 미륵보살이 사는 도솔천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것과, 말세인 세상을 구하러 미륵이 오시기를 바라는 두 가지 형태가 있지요. 기독교 신앙에서 말한다면 천국에 가는 것과 구세주를 맞이하는 것에 견줄 수 있습니다. 특히 미륵신앙은 후삼국시대 궁예가 흉흉한 민심을 타고 자신이 미륵이라 하여 한때 많은 사람들이 따르기도 했었는데 근세 우리나라에서 생긴 증산교와 용화교 등도 미륵신앙입니다.

 

 

그렇게 미륵사상이 있었던 우리나라 바닷가에는 미륵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던 매향의식(埋香儀式)이 있었고, 그 표식인 매향비(埋香碑)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그 매향비들은 1309년(충선왕 1)에 세운 “고성 삼일포매향비”와 1335년(충숙왕 복위 4)에 세운 “평북 정주매향비”, 1387년(우왕 13)에 세운 “사천 흥사리매향비”, 1405년(태종 5)에 세운 “신안 암태도매향비”, 1430년(세종 12년)에 세운 “영암 채지리매향비” 등이 그것인데 대부분 고려 말과 조선 초의 것들입니다. 당시 자주 출몰하던 왜구 때문에 고통 받던 백성들이 침향을 정성으로 준비하여 자신들을 구원해줄 미륵님이 오시기를 간절히 빌었던 것이지요. 오늘 밤 모든 고통 받는 이들에게도 구세주 예수나 미륵님이 오시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