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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코룸에서 고비사막, 알타이산맥까지

몽골의 알프스 한가이 산맥 아래 아름다운 천상 호수

#9일 차 2018.6.25. 월요일, 카라코룸 아나르 캠프장(이동 거리 330km, 고도 1,575m)
몽골 서부 카라코룸에서 고비사막, 알타이산맥까지 (9)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게르에서 나와 호수를 바라보니 강렬한 햇살이 비춰 하늘과 호수의 색이 코발트 불루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시간이 있으면 호수 주변 휴양 게르에 며칠간 쉬고 싶은 곳이다. 아쉽지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테르한차강노르 White lake 호수는 화산 활동에 의하여 생긴 자연호수로, 길이 16km 폭 4~10km로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천상 호수이다.)

 

 

 

 

호수 주변 관광으로 작은 용암굴(탄생 굴)과 인근 호르고 화산을 찾아 두 시간 정도 트레킹을 하였다. 이 화산은 사화산으로 해발 2,240m, 분화구 지름 200m, 깊이 100m로 화산이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아 장관을 이룬다.

 

타리하트 마을까지 나오는 길에 돌이 많아 몸살이 날 정도로 온몸을 흔들어 댄다. 포장길로 나와 30km 달려 도로변에 있는 촐루트 협곡에 갔다. 대평원에서 강물에 의한 협곡이 생기는 과정이 한눈에 보인다. 지형학 사전을 보는 것 같았다.

 

일부 회원들이 서둘러 가자고 성화다. 장거리 운행 시 답사 대장은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서두르지 말아야 하며, 운전사들의 충분한 휴식을 위하여 운전사들이 대장의 눈치를 보지 않게 경관이 좋은 곳에서 차라도 마시며 그냥 쉬는 것이 중요하다.

 

 

 

 

 

 

 

답사 내내 몽골 서부지역이 가뭄에 시달렸는데, 한가이산맥을 넘으니 멀리서 구름이 몰려오면서 초원 이곳저곳에 축복의 비가 내렸다. 타이하르촐로 바위에 왔는데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끼고 강풍이 몰아치면서 세찬 비가 내렸다. 관람객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필자는 차에서 내려 비를 맞아 보았다. 가뭄에 단비가 내리니 감사할 따름이다.

 

초원에 20m의 큰 바위가 솟아있는데, 위대한 영웅(바타르)이 나타나 타이하르촐로 꼭대기에서 바위를 던져 거대한 뱀을 죽이고 백성들을 구했다는 전설의 바위로, 바위 주변에는 세계 각국의 문자로 낙서가 되어있다.

 

체체르렉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되었다. 노천온천에서 여행 피로를 풀기 위하여 길을 서둘러왔는데 작은 강을 두 개를 건너야 한다. 한가이산맥 북쪽 지역에 이틀간 비가 내려 강물이 불어있고 길이 진창으로 변해있어 차량이 건너갈 수 없었다. 하천을 건너가더라도 되돌아올 수 있을지도 문제이다. 각 조장을 모아 놓고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온천행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모두 손뼉을 쳐주었다. 수영복까지 준비해 왔는데 진행자로서 미안했다.

 

가는 길목에 하리발가스 유적지를 보려고 했는데, 이 지역도 전체가 습지대로 변하여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습지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시간이 있으면 기다렸다가 볼 수 있지만 카라코룸 아나르 캠프장으로 바로 가기로 하였다. 캠프장 옆 오르혼강이 넘칠 정도로 거세게 흘렀다. 저지대에 물이 고여 질척거렸다.

 

다시 찾은 아나르 캠프장 직원들이 반갑게 맞이하였다. 이번 여행에서 허르헉(양고기와 푸성귀를 달궈진 돌과 함께 냄비에 넣어 쪄내는 몽골의 전통 음식)을 네 번 만들었는데, 일정의 마지막으로 허르헉과 칭기즈칸 보드카 한 잔씩 하였다. 게르가 습하여 저리거 씨가 불을 피워주었다. 온수가 찔끔찔끔 나오지만 샤워장이 있어 초원에서 씻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자리에 누우니 지난 열흘간의 사막과 초원을 다닌 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나르캠프 허르헉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