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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양력 섣달그믐, ‘눈썹세는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8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양력으로 섣달 그믐날로 섣달그믐을 달리 이르는 말로는 세말(歲末), 세모(歲暮), 세진(歲盡), 세흘(歲訖), 설밑, 연말(年末), 연모(年暮), 연종(年終), 제석(除夕), 제야(除夜), 제일(除日) 같은 것들이 있지만 특히 재미난 것은 “눈썹세는날”이란 말도 있습니다. 이날 밤 우리 겨레는 방이나 마루, 부엌, 뒷간, 외양간에 불을 밝게 밝히고 잠을 자지 않았는데 그 유래는 도교(道敎) 경신수세(庚申守歲)에서 왔습니다. 도교에서는 60일에 한 번씩 돌아오는 경신일이 되면 사람 몸에 기생하던 삼시충(三尸蟲)이 사람이 잠든 사이에 몸을 빠져나와서 옥황상제에게 지난 60일 동안의 잘못을 고해 바쳐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하지요. 그래서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으면 삼시충이 몸에서 빠져나가지 못함으로써 옥황상제께 자신의 죄가 알려지지 않아 오래살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양괭이 곧 야광귀(夜光鬼) 풍속도 있습니다. 양괭이는 섣달 그믐날 밤, 사람들의 집에 내려와 아이들의 신을 두루 신어보고 발에 맞으면 신고 가버리는데, 그 신의 주인은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양괭이를 두려워하여 신을 감추거나 뒤집어놓고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체를 마루 벽이나 장대에 걸어 두는데 그것은 야광귀가 와서 아이들의 신을 훔칠 생각을 잊고 체의 구멍이 신기하여 구멍이 몇 개인지 세고 있다가 닭이 울면 도망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섣달 그믐날 밤에 쌀을 이는 조리를 새로 만들어 복조리라 하여 붉은 실을 꿰매어 부엌에 걸어 두는 복조리 걸기 풍습도 있습니다. 이는 한 해 동안 많은 쌀을 일 수 있을 만큼 풍년이 들라는 뜻이 담겨 있지요. 예전에는 새해부터 정월대보름까지 "복조리 사려!"를 외치며 다녔는데 이때 산 복조리를 부뚜막이나 벽에 걸어두고 한 해의 복이 가득 들어오기를 빌었습니다. 또 복조리로 쌀을 일 때는 복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일었지요. 남정네들은 복을 갈퀴로 긁어모으라는 뜻으로 복갈퀴를 팔고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