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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삼베수의 등은 일제 잔재 장례문화, 제대로 알아볼까?

‘빼앗긴 길, 한국 상‧장례 문화의 식민지성’wjs(展) 서울시청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삼베로 수의(壽衣)를 만들어 고인에게 입히는 풍습을 전통적인 장례문화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 풍습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1934년 <의례준칙>을 통해 관혼상제 같은 우리의 전통 생활양식을 일본식으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이전까지 우리 조상들은 생전에 고인이 입었던 가장 좋은 옷을 수의로 사용했다. 삼베수의 뿐만 아니라 유족 완장과 리본, 국화로 치장한 영정 같이 오늘날 보편화된 장례문화 상당수가 일제강점기의 잔재다.

 

서울시와 시립 장사시설을 관리ㆍ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은 3.1만세운동 100돌이 되는 2019년 새해를 맞아 ‘빼앗긴 길, 한국 상ㆍ장례 문화의 식민지성’이라는 주제의 장례문화 전시회를 내년 1월20일(일)까지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연다.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설공단(이사장 이지윤, www.sisul.or.kr)은 선진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참여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이번 전시전은 3.1ㅁ만세운동 100돌을 앞둔 시점에서 장례문화에 남아있는 일제 식민 문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 장례문화에 잔존하고 있는 일제의 식민지성을 집중 조명하고 장례문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특히 한국인의 장례 전통을 말살하고 의식을 지배하기 위한 조선총독부의 식민지 정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전시내용은 4개 주제 ‘죽음이 가까우면 새는 노래가 구슬프고 사람은 말이 선하다’, ‘1912년, 한국의 죽음이 죽다’, ‘국적 없는 죽음문화, 죽음은 죽음을 추억하지 않는다. 오직 삶이 죽음을 기억할 뿐이다’로 구성된다. 생을 마치고 죽음으로 가는 문화형식인 장례에서 우리는 왜 리본과 완장을 차고, 국화로 치장하고, 고인에게 삼베수의를 입게 하는지 등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시공간은 한 개의 터널구조물로 관객들은 한 개의 길을 걸으며 전시내용을 경험할 수 있다. 그 길은 실제보다 마치 먼 길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도록 디자인됐다. 한국 전통 장례용품인 만장(挽章)을 재구성하여 길로 엮음으로써 한국 상ㆍ장례 문화가 거쳐 온 지난 100여 년 동안의 길을 담아냈으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

 

서울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권을 잃으면 삶과 죽음의 정체성도, 문화도 모두 잃게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해성 총감독은 “광복 뒤 한국인은 식민화된 상ㆍ장례문화에 대해 성찰해보지 않은 채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이하고 있다. 100년 전 그날 고종은 일제 주도의 ‘국장’으로 왜색화된 저승길을 떠났다. 이는 ‘백성’과 ‘국민’ 사이에 있던 한국인이 일제에 더 분노한 이유이기도 했다.”며 이번 행사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또, “3‧1만세운동이 고종의 죽음과 장례를 매개로 전개된 만큼 3‧1만세운동 100돌인 올해를 ‘상ㆍ장례의 식민지성’ 성찰로 시작하고자 한다.”라고 장례문화 의식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 김영흠 어르신복지과장은 “장례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 변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 많은 시민 여러분이 찾아주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건전한 장례문화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