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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시한폭탄 ‘비격진천뢰’, 진주박물관서 보존처리

국립진주박물관과 호남문화재연구원 울력다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과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이영덕)은 1월 3일(목)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전북 고창군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출토된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의 연구 및 보존과 전시를 위한 울력다짐(업무 협약)을 했다.

 

고창군(군수 유기상)과 호남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말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사적 제346호)’에서 비격진천뢰 11점이 출토되었다고 밝혔다. 비격진천뢰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선조 25년)에 이장손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둥근 박 모양을 하고 있다. 겉은 쇠로 만들고 내부는 화약과 쇳조각을 넣어 폭발할 때 살상력이 높은 무기다.

 

 

 

심지에 불을 붙이고 완구(碗口)라는 화포로 먼 거리의 적을 향해 발사하거나, 성벽위에서 굴리면 심지가 타들어가 폭발하게 된다. 심지의 길이를 조정하여 폭발시점 조절이 가능한 조선 최초의 시한폭탄이다. 살상력이 높아 임진왜란 때 큰 수훈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존해온 비격진천뢰는 6점에 불과했었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은 1417년(태종 17년)에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이래 오랫동안 지역의 행정 군사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고창군은 지난 2005년부터 연차학술조사를 실시하여 관련 유적의 복원정비를 위해 노력해 왔다. 발굴을 담당한 호남문화재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군사시설 터를 확인하였고, 희귀유물인 11점의 비격진천뢰를 수습하게 되었다.

 

한편 국립진주박물관은 우리나라 유일의 임진왜란 특성화 박물관으로 지난해 11월 임진왜란을 주제로 상설전시실을 전면 개편하였고, 이와 연계하여 조선시대 무기류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다.

 

국립진주박물관은 하동군 고현성지, 창녕군 화왕산성, 진주성 등에서 출토된 비격진천뢰를 조사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화약무기 문화재 중 소형총통류 100여점에 대한 CT 촬영과 성분조사를 진행하여 조선시대 무기류의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 전문 박물관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때마침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비격진천뢰가 무더기로 출토됨에 따라 문화재청과 고창군·호남문화재연구원은 지도위원회와 현장 협의를 거쳐 국립진주박물관과 비격진천뢰의 보존처리 및 연구를 공동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날 울력다짐을 시작으로 국립진주박물관은 비격진천뢰의 과학적 조사 및 보존처리와 공동 전시를 진행하며, 조사 성과를 토대로 호남문화재연구원은 학술세미나를 주관한다. 협약기간은 모두 2년으로 조선시대 최첨단 무기였던 비격진천뢰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최영창 국립진주박물관장은 “국내 다른 지역에서 출토되었던 비격진천뢰와 함께 비교하며 조사를 진행 할 예정이며, 좀 더 정밀하고 과학적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밝혀내지 못했던 조선시대 무기 연구에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덕 호남문화재연구원장은 “오늘 협약식으로 비격진천뢰가 출토 후 지체 없이 보존처리 및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연구 성과가 전시로 이어져 소개 된다면 이상적인 문화재 보존 연구 사례가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