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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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으르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으르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으르다

[뜻] 다른 사람에게 무서운 말이나 짓을 하다.(위협하다)

[보기월] 그런데 막 빵빵 거리고 불을 번쩍이며 으르는 듯이 수레를 모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했기 때문에 그제 밤에는 여느 날보다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서 읽은 책 알맹이가 자꾸 생각이 나서 얼른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나만 잘 살기가 아닌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제 생각과 놀랍도록 같은 분이 계셨다는 것이 가슴을 뛰게 했지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걸 막지 못 하고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때알이(시계) 소리가 아닌 밥이 다 되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깼습니다. 함께 가자고 했던 한 사람은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서 혼자 서둘러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가 본 적이 있는 곳이라 길은 아는데 다들 일터로 나갈 때와 겹쳐서 길이 막혔습니다. 능을 두고 나서긴 했지만 그렇게 길이 막히는 바람에 마음이 좀 바빠졌습니다. 그런데 막 빵빵 거리고 불을 번쩍이며 으르는 듯이 수레를 모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막혀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아침부터 그런 것을 보니 기분이 더 안 좋았습니다. 왜 이렇게 밀리지 싶었는데 앞쪽에 수레끼리 부딪쳤는지 끌수레(견인차)가 와 있었습니다. 바쁠수록 천천히 가라는 말이 얼른 떠올랐습니다.

 

빠른길(고속도로)이 막히지 않아서 만나기로 한 때보다는 일찍 김해 도서관에 닿았습니다. ‘토박이말 속으로 풍덩’이라는 벼름소(주제)가 적힌 펼침막과 알림판이 가장 먼저 보여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차분하면서도 밝은 얼굴로 저를 맞아 주었습니다. 왜 우리가 토박이말을 챙겨야 하는지 그 까닭을 알려주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들 또록또록하게 말을 잘하더군요. 토박이말을 많이 알고 써야겠다는 아이도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주겠다는 아이도 있어서 기뻤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일으켜 놓았으니 앞으로 토박이말 놀배움과 널알림감 만들기는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분 좋은 새해 첫 만남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

 

 

-그를 을러도 보고 달래도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

-나무라면서 때릴 듯이 으르니까, 계봉이는 해뜩 돌아서서 아랫방께로 달아나느라고 질름지름 숭늉을 반이나 흘린다.(채만식 탁류)

 

 

4352해 한밝달 열흘 낫날(2019년 1월 10일 목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