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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존처리로 되살아나는 지광국사탑, 책에 담아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터 지광국사탑’ 보고서ㆍ도록 펴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는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터 지광국사탑(智光國師塔, 아래 지광국사탑)’에 대한 보존처리 과정을 기록한 보고서와 역사적 의의를 사진과 함께 실은 도록을 펴냈다.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에 세워졌던 고려 시대 국사(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승탑이다.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으로 역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 국사(國師): 신라·고려 시대에 있었던 승려의 최고법계

* 승탑(僧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 부도(浮屠, 浮圖)

 

보고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Ⅱ》는 2017년 사업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보존처리, 조사연구, 학술연구 성과 등을 수록하였다. 1957년 수리에 사용된 시멘트에 의한 손상 원인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석하였고, 시멘트 제거 이후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3차원 입체(이하, 3D)스캔과 3D 프린팅을 활용한 모형제작 등 3D 콘텐츠로 구축한 자료도 담았다.

* 3D 프린팅(3D Printing): 프린터로 입체감 있는 물체를 뽑아내는 기술

 

 

또한, 지광국사탑 보존ㆍ복원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개발한 새로운 무기질 조성물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새롭게 개발한 무기질 조성물은 지광국사탑의 없어진 부분을 더욱 효율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기존 결합제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유기질 성질을 혼합하여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앞으로 특허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도록 《고려(高麗) 미(美)ㆍ상(想), ‘지광국사탑’을 보다》는 장엄한 조각과 무늬를 통해 밝혀낸 지광국사탑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상징 등을 수록하였다. 도록 속에는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 이후, 제대로 촬영되지 못했던 탑의 세부와 해체된 부재들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지광국사탑과 법상종을 주제로 개최되었던 학술심포지엄의 결과물인 논고 6편과 지광국사탑비(국보 제59호)의 탁본, 판독ㆍ역주(譯註, 번역과 주석)도 함께 수록하였다.

* 법상종(法相宗): 자은종(慈恩宗), 유가종(瑜伽宗). 유식(唯識) 사상과 미륵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불교의 종파

 

 

특히, 도록에는 한글이 적힌 지광국사탑의 묵서를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탑 복원을 위해 현재 남아있는 몇 장의 유리건판(필름 이전에 사용된 사진 저장물)을 참고하던 중 발견한 이 한글 묵서에는 1911년 이전에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다, 긔묘, 여긔서)이 남아 있다. 이 자료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까지 한글의 용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와 도록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도 공개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광국사탑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나간 뒤 십여 차례의 해체와 이건(移建) 과정 속에서 본래의 모습을 일부 상실한 상태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6년부터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를 위해 탑을 해체하고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존ㆍ복원 과정에서 지붕돌과 하층기단 갑석(甲石, 대석臺石 위에 올리는 돌)의 부재를 찾았으며, 석재의 산지를 추정하고 과거 복원에서 뒤바뀐 옥개석의 위치를 바로 잡는 등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