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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인절미, 같이 먹던 애인이 죽어도 모른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9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동지 섯딸 찬바람에 백설이 펄펄 흔날이때에 장연의 백탄을 이글이글이 피워놋코 젊은 과부의 도망가는 보찜만큼식 굴직굴직하게 맨든 인절미를... 거먹케 타도록 구워내서 한쪽을 오류월에 수박꼭지 따듯이 뚝딴 다음에 강릉생청(江陵生淸)을 지르르 부워늣코 적가락으로 한참 휘휘즈으면 떡이 다푸러저서 맛치 탁락죽(醍醐湯, 오매 사인 등 한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꿀에 재어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마실거리)갓기도 하고 율무의(薏苡糜, 율미죽)갓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끈긔가 잇서서 여간해서는 끈어지지도 안코 맛은 천하제일미(天下第一味)다. 서투른 애인과는 가치 먹다가 죽어도 모를만 하다.”

 

이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24호(1929년 12월 01일)에 있는 “사랑의 떡, 운치의 떡, 연백(延白)의 인절미”라는 제목의 글 일부입니다. 잡지를 보면 인절미는 조선의 여러가지 떡 가운데 가장 많이 먹고 가장 맛있는 떡이라고 하며, 봄의 ‘쑥인절미’ 단오의 ‘취인절미’ 여름의 ‘깨인절미’ 가을에 ‘돔부팟인절미’, ‘대추인절미’, 겨울의 ‘콩인절미’가 있는데 그 어느 것이나 맛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쟁쟁이’라고 하여 조선에서 인절미로 가장 유명했던 것은 황해도 연백인데 그 곳의 인절미는 매우 품질이 뛰어난 찹쌀인 것은 물론 떡을 쳐서 만드는 방법이 또한 묘하다고 말하지요.

 

 

인절미는 잡곡이 많이 나는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많이 만들었습니다. 1924년 이용기(李用基)가 펴낸 조리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을 보면 “좋은 찹쌀을 깨끗이 씻어 불려서 시루에 안치고 소금물을 조금 쳐서 섞은 후 찐다. 보자기에 싸서 안반에 놓고 떡메로 지근지근 주무르듯 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보자기를 벗기고 쌀알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랫동안 친다. 썰어서 껍질을 벗긴 팥이나 콩가루를 묻히고 꿀을 찍어 먹는다.”고 인절미 만드는 법을 설명합니다. 떡메를 많이 맞아야 인절미는 더욱 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