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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9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9- 바늘 세모본 곧은금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6쪽과 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6쪽 아홉째 줄에 ‘바늘’이 나옵니다. 그리고 열두째 줄에 ‘긴 바늘’과 ‘짧은 바늘’이 있습니다. 때알이(시계)를 배울 때 ‘시침’, ‘분침’으로 배운 사람들은 오히려 이 말이 낯설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 배우는 아이들 쪽에서 보면 ‘침’보다는 ‘바늘’이 ‘시침’보다는 ‘긴 바늘’이 ‘분침’보다는 ‘짧은 바늘’이 훨씬 쉬울 것입니다.

 

옛날에는 보다시피 때알이틀(시계모형)이 없어서 그림을 그려가며 가르치고 배웠는데 요즘에는 좀 더 쉽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옛날 배움책에서 하듯이 그냥 생각해 보라고 하지 않고 손으로 만지면서 하루에 몇 차례나 그렇게 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면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7쪽 일곱째 줄에 ‘세모본’이라는 것이 나옵니다. 그 옆에 나오는 ‘삼각정규’라는 말은 처음 보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요즘에는 ‘삼각자’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따로 풀이를 해 드리지 않아도 ‘세모본’은 ‘삼각자’와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테구요.

 

앞서 1학년에서 세모, 네모, 동그라미로 배운 아이들이 2학년에서 ‘삼각형’, ‘사각형’, ‘원’이라는 말로 배우게 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세모’, ‘세모꼴’, ‘세모본’, 또는 ‘세모자’로 가르치고 배우면 아이들은 참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덟째 줄에 나오는 ‘곧은금’도 앞서 본 적이 있는 말이라서 이제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곧은금’은 ‘곧게 그은 금’이라는 뜻이고 요즘 배움책에서 ‘직선’이라고 하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이 말과 맞서는 말로 ‘굽게 그은 금’은 ‘굽은금’입니다. ‘곡선’과 같은 말이지요.

 

이처럼 눈높이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배우는 아이들에게 맞추면 좀 더 쉬운 말을 골라 쓰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르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한테 참 쉬운 것입니다. 토박이말로 된 쉬운 말을 두고 굳이 초등학교 배움책에 한자말을 써서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분들이 쉬운 배움책 만들기에 뜻을 같이해 주시는 날이 얼른 오기를 바랍니다.

 

 

 

4352해 한밝달 서른날 (2019년 1월 30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