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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0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0- 데 잣눈 곱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10쪽부터 1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0쪽 밑에서 넷째 줄에서 둘째 줄까지 “원을 1이라고 하면 검은 데는 얼마만큼이 되느냐? 햐얀 데는 얼마만큼이 되느냐? 라는 월에 ‘검은 데’와 ‘하얀 데’가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검은 부분’과 ‘하얀 부분’이라고 나왔을 것입니다.

 

이를 놓고 볼 때 옛날 배움책에서는 우리가 입으로 말을 하듯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때처럼 나날살이(일상생활)에서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쓰려는 마음이 있다면 요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2쪽 셋째 줄에 ‘잣눈’이 나옵니다. ‘잣눈’은 ‘자에 치수를 나타내려고 새긴 금’인데 요즘은 과 ‘눈금’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니까 아마 다들 낯설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그런데 ‘눈금’이라고 하면 자뿐만 아니라 저울과 같은 다른 곳에서 있는 것까지 싸잡는 말이기 때문에 ‘자에 세긴 금’인 ‘잣눈’이 더 알맞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줄에 나오는 ‘한 눈의 길이’에서 ‘눈’이 나오는데 이 ‘눈’이 ‘눈금’과 비슷한 말이기 때문에 더욱 ‘잣눈’이라는 말을 알고 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둘째 줄에 나오는 ‘곱’도 앞서 살펴본 말인데 요즘 배움책에 ‘배’를 많이 쓰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말이 되었습니다. ‘곱’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낱말이 뒤에 나오는데 이 말도 살려서 자주 쓰면 좋겠습니다.

 

13쪽 넷째 줄에 ‘한데 곱쳐서’라는 말이 나옵니다. ‘한데’는 위에서 본 ‘데’가 들어 있는 말로 ‘한곳이나 한군데’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곱치다’는 ‘반으로 접어서 모으다’는 뜻인데 긴 끈을 곱치면 여러 겹의 끈이 되기 때문에 요즘도 나날살이에서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까닭인지 쓰는 사람들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 아래에 나오는 ‘셈’이라는 말이 ‘계산’에 밀려 요즘 배움책에 쓰이지 않는 안타까움을 저뿐만 아닌 더 많은 분들이 느끼게 된다면 쉬운 배움책도 얼른 만들어질 거라 믿습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옛배움책에 썼던 토박이말을 찾아 알리는 일을 더욱 부지런히 해야겠습니다.

 

 

4352해 들봄달 열사흘 삿날 (2019년 2월 13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