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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조선의용군 사진 등 조선인 디아스포라 '잊혀진 흔적' 전

류은규 작가의 일제강점기 조선인 디아스포라 사진전 28일 개막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관장 이재언)은 3·1절 100주년 기념전시 《잊혀진 흔적》전을 2월 28일(목)부터 3월 31일(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과 윈도우갤러리에서 연다.

 

《잊혀진 흔적》은 3·1절 10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되는 사진전으로, 일제강점기 항일투쟁과 민족 문화 수호를 위해 만주로 이주한 조선인과 그들의 후손인 조선족의 삶을 조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1990년대 초부터 20년간 중국에서 항일운동의 흔적을 수집하고 독립운동가 후손과 재중동포의 모습을 찍어온 사진가 류은규의 작품 70여점과 아카이브 25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과거의 시간과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조선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었다. ‘잊혀진 흔적’은 점차 잊혀가는 만주 항일투쟁의 시간과 그 공간 속의 주인공들을 다시금 회상하며 민족의 미래상을 그리는 데 목적을 둔 전시이다.

 

전시는 ‘역사의 증언자들’, ‘그리운 만남’, ‘80년 전 수학여행’, ‘삶의 터전’, ‘또 하나의 문화’의 5부로 구성된다. 1부 ‘역사의 증언자들’은 역사의 현장을 목격한 이들의 사진을 다룬다. 1905년 을사늑약에 이어 1910년 경술국치로 일제 무단통치가 이루어지던 일제강점기 조선 민중들은 조선의 독립과 민족 문화 보호를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만주로 이주했다. 일본 군인으로 오인당해 시베리아에 억류되었던 청년을 비롯하여 항일투사의 유가족을 직접 만난 뒤 작가가 직접 찍은 다큐멘터리 사진들을 선보인다.

 

2부 ‘그리운 만남’은 재중 동포들의 삶과 문화를 다룬다. 해방 이후 분단과 국공내전 등을 거치며 이념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에 남은 조선인들은 중국 내 하나의 소수민족 ‘조선족’의 이름으로 남게 되었다. 2부에서는 1992년 한중수교 직후 류은규가 만난 중국 조선족의 삶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3부 ‘80년 전 수학여행’은 일제강점기 민족 교육의 양상을 아카이브 자료로 조명한다. 1910년대 독립 운동가들은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민족문화를 보존하고 후학을 양성했다. 이는 3·1운동에 뒤이어 학생 주도로 이루어진 3·13 만세운동의 기반을 닦았다. 일제가 만세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자 항일투사들은 만주에 무관학교와 군사조직을 세워 광복의 날까지 항일 무장투쟁을 이어나갔다. 3부에서는 서전서숙, 동흥중학교 등 간도 민족교육기관의 사진자료를 통해 당대 민족교육의 양상을 한축으로 소개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암울했던 시기 학생들이 용정에서 금강산, 경성을 거쳐 하얼빈까지 한 달간 진행된 수학여행 동안 마주했을 풍경들을 당대에 발행된 사진엽서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다.

 

4부 ‘삶의 터전’에서는 일제강점기와 만주사변, 독립, 6·25전쟁, 문화대혁명 등 한국과 중국을 가로지르는 사회·정치적 이념 대립 속에서 조선인이 조선족으로 자리 잡게 된 여정을 기록사진으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5부 ‘또 하나의 문화’에서는 조선인 이주와 정착 100년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시각자료와 연변 조선족 자치주 창립 50주년 및 60주년 기념 가요를 선보인다. 중국과 한국이 맞닿은 문화혼성의 공간에서 조선족의 문화는 독자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류은규 작가는 “조선족은 거친 역사의 굴곡 속에서 어디서든 뿌리내리고 살아온 자신들을 민들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일제강점기 만주는 조선 민중들이 살기 위해,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민족 문화를 지키기 위해 모여든 새로운 삶의 터전이자 대안공간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흔적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기에 그는 근 20여 년간 발품을 팔며 역사의 증언들을 찾아왔다. 그는 “누군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말을 전하고, 잊혀 가는 기억을 후대에 전하려면 내가 찍는 사진만으로 해결되지 않아 기억의 조각들을 모으는 일은 더욱 절실해졌다.”라고 말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이번 전시에서 조선의용군의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된다는 점이다. 조선의용군은 1942년 창설되어 만주를 주축으로 활동했던 항일무장투쟁 조직으로, 그간 독립운동사에서 상해 임시정부나 한국광복군에 관해서는 많은 부분이 알려졌지만 조선의용군에 관한 자료는 거의 전무했다. 독립운동 자금 조달도 어렵고 일제의 감시망을 벗어나야 했던 상황에서 어렵사리 찍힌 사진들이 비로소 공개된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작업과 수집 여정이 공유되는 바, 이는 새로운 역사 읽기의 가능성을 여는 동시에 예술이자 기록으로서의 사진의 가치를 확인할 계기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개막일인 2월 28일(목) 오후3시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중국에 가서 독립운동가 유가족 사진을 찍게 된 계기를 비롯하여 그간의 작업과 수집 여정을 소개한다.

 

자세한 정보는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www.inartplatform.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2월 28일(목)부터 3월 31일(일)까지.

 

◌ 기 간 2019.02.28. - 2019. 3. 31.

◌ 장 소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 작 가 류은규

◌ 작 품 수 다큐멘터리 사진 60여점, 아카이브 자료 250여점

◌ 관 람 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