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고명주 작가]
연길 새벽시장
빙관* 앞 새벽시장
난 그 새벽시장이
참 좋다.
아침마다 들려
또우짱*과 요우티아오* 먹으며
각지에서 키운 먹거리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저 먹거리, 팔거리 속에
수많은 사연이 차고 넘치리
자두 하나 달걀 한 줄
참외 송이버섯…….
오고가는 사람들
아침거리 준비하러 온 암씨들
한 손에 또 한 손에 두둑이 들고
걸어간다.
자식들 아침거리 준비해서
오손도손 먹을 생각하며
걸어들 간다.
사고파는
삶의 흥정 소리가
신선한 아침공기와
만나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
누가 오라하지 않았어도
그저 있으면 좋은
새벽시장
그 삶을 통해
아이들 키우고
내일도 이곳에 와서
새벽시장을 준비하겠지.
들어오다
좋아하는 참외를
한 근 샀다.
덤까지 받은 자두
저것이 나에게
오기까지 수없는 땀으로
범벅되었을…….
그 수고스러움을
한 움큼 들고
새벽시장을 나온다.
- 2018년 8월 연길
* 빙관(宾馆) : 호텔
* 또우짱(豆浆) : 중국의 콩국(두유)
* 요우티아오우짱(油条) : 기름에 튀긴 꽈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