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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4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74- 밀짚 곶감 꼬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26쪽, 2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6쪽 둘째 줄에 ‘밀짚’이 나옵니다. 아시다시피 ‘짚’은 ‘벼, 보리, 밀, 조 따위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와 잎’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밀짚’은 ‘밀알을 떨어낸 밀의 줄기’입니다. 요즘 밀짚을 배움감(학습자료)으로 쓰지는 않지만 ‘밀짚모자’는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짚’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덤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둘레에서 볼 수 있는 ‘짚불구이’는 ‘짚불에 고기 따위를 구워 바로 먹는 일 또는 그런 먹거리’를 뜻합니다. 여기에 쓰이는 ‘짚’은 거의 다 ‘볏짚’이라는 것도 알아 두시면 좋을 것입니다.

 

넷째 줄에 ‘곶감’과 ‘꼬치’가 나옵니다. ‘곶감’이 왜 ‘곶감’이냐고 ‘말밑(어원)’을 묻는 사람들한테 풀이를 해 놓은 것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 풀이는 요즘말로 ‘꽂다’는 뜻의 ‘옛말’ ‘곶다’의 ‘곶’에 ‘감’을 더한 말이라는 것입니다.

 

‘꼬치’를 말모이(사전)에서 찾아보면 ‘꼬챙이에 꿴 먹거리’를 가리킨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늘고 길면서 끝이 뾰족한 쇠나 나무 따위를 가리키는 ‘꼬챙이’와 같은 말이라는 것도 알려 줍니다. 마지막으로 ‘꼬챙이에 꿴 몬(물건)을 세는 하나치(단위)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배움책에서는 셋째 뜻으로 썼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지요. 저는 두 낱말이 뿌리가 같은 낱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옛말을 따르든지 오늘날 쓰는 말을 따르든지 하나를 골라 꼴(형태)을 같이해서 적으면 덜 헷갈리고 좋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요즘도 ‘곶감’을 ‘꽂감’이라고 합니다. ‘꼬치’를 ‘꼬지’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꽂다’의 줄기 ‘꽂+이’의 짜임이라고 보면 ‘꼬지’가 더 알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느 한 곳에서 쓰는 말을 대중말(표준어)로 삼기로 했지만 이렇게 살피고 따져 본 다음 더 짜임새가 있는 쪽으로 말을 다듬어 가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새로 태어나 우리말을 배울 아이들이 더 쉽게 배워 쓰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7쪽 밑에서 둘째 줄에 ‘과자’가 나옵니다. 이 말은 말모이(사전) 풀이를 봐도 그렇고 여러 사람들이 한 말밑(어원) 풀이를 봐도 들온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끼니 삼아 먹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것들을 굽기도 하고 부치기도 해서 드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끼니 말고 먹는 모든 것을 ‘군것’이라고 하고 그걸 먹는 것을 ‘군것질’이라고 하니 ‘과자’를 ‘군것’이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보다 더 많이 잘 아는 분들이 더 좋은 말을 찾거나 만들어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4352해 온봄달 열사흘 삿날 (2019년 3월 13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