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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국립한글박물관, 헝가리 첫 한글사전 ‘웽조사전’ 증여받아

헝가리 학술원에서 1957년 펴낸 사전으로 2만 3천개의 낱말 올려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주한 헝가리 대사관(대사 초머 모세Csoma Mózes)로부터 헝가리 첫 한글사전 ‘웽조사전’을 기증받고, 2019년 3월 21일 기증식을 열었다.

 

‘웽조사전’은 헝가리 학술원에서 1957년 펴낸 헝가리어-한국어 사전으로 2만 3천개의 낱말이 올려 있다. 사전은 헝가리 최초의 한국학자 쇠베니 얼러다르(Dr Sövény Aladár, 1914~1980) 박사의 주도로 만들어 졌으며, 이름은 러시아어로 헝가리를 뜻하는 ‘웽그리아(Vengrija)’의 ‘웽’과 조선의 ‘조’를 조합한 것이다.

 

 

 

 

쇠베니 얼러다르 박사는 1951년 헝가리가 한국 전쟁 중 공산주의 국가 사이 연대 차원에서 초청한 북한 전쟁고아에게 헝가리어를 가르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1952년 헝가리 교육부로부터 사전편찬사업을 제안 받았으며, 1954년~1956년 헝가리 대사관의 문화관으로 평양에 주재하면서 사전 펴냄을 이끌었다. 1953년에 완성된 초판은 1957년 정식 출판된 ‘웽조사전’의 바탕이 되었으며, 초판에서 한글 낱말들은 필사(손글씨)로, 헝가리어는 타자기로 제작 되었다. 헝가리 학술원 출판사는 사전의 정식 펴냄을 위해 북한과학원 언어학부와 협력을 제안하였고, 1954년 하반기 북한과학원에서 사전의 감수를 모두 마쳤다.

 

당시 헝가리 학술원 출판사는 동양어 인쇄 경험이 없었고, 평양국립인쇄소는 헝가리 글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헝가리어를 구사하는 인쇄 인력이 없어 인쇄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이후 한글과 한자 인쇄는 평양국립인쇄소에서, 헝가리어 인쇄와 제본은 헝가리 학술원 인쇄소에서 담당하여 1957년 하반기에 1000부를 인쇄하였다. 그러나 1956년 10월 반소 혁명(헝가리 혁명)의 영향으로 헝가리-북한 관계가 약화되고, 대부분의 북한 유학생들이 본국으로 귀국하게 되면서 널리 쓰이지 못했다.

 

이러한 사실은 사전을 기증한 초머 모세 주한 헝가리 대사의 저서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2015년에 펴낸 《헝가리 최초의 한국학 학자 북한을 만나다》를 통해 ‘웽조사전’과 헝가리 최초의 한국학자 쇠베니 얼러다르 박사를 국내에 소개하였다. 초머 모세 대사는 헝가리의 대표적인 한국학자로 한반도 역사와 정세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2008년에는 헝가리 최초로 외트뵈시 로란드대학교(ELTE)에 한국학과를 설치한 뒤 한국학과 학과장을 역임하였고, 석사과정, 박사과정을 차례로 개설하여 헝가리에서 한국학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 2018년 2월 부다페스트 NKE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Public Service) 안보전략연구소 수석 연구 교수가 되었으며, 2018년 9월 주한 헝가리 대사로 부임하였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1950년대의 국외 한국어 사용과 한글 인쇄 환경을 볼 수 있는 한글 자료로서 국외 한글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가치가 높으며 한국-헝가리 30주년 기념이 되는 해에 기증받아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