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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광주독립운동의 산실 수피아여학교서 부른 만세함성

‘3.1만세운동 재현 릴레이 독립의 횃불’ 행사, 25일 광주에서 열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만세함성은 우렁찼다. 손에 손에 든 태극기는 3월 하늘을 빛냈다. 역시 광주였다. 빛고을 광주에서는 어제(3월25일), 100년 전 3.1만세운동의 함성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광주지역 여성독립운동가의 산실인 수피아여중고(당시 수피아여학교)에서 오후 3시부터 진행된 행사는 ‘3.1만세운동 재현 릴레이 독립의 횃불’이라는 주제로 수피아학생들과 광주시민이 함께했다. 이날 ‘3.1만세운동 재현 광주 릴레이 독립의 횃불’ 행사에서는 생존 애국지사인 노동훈 선생에게 독립선언서를 전달하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수피아여중고에서 행사를 마친 뒤 횃불행진은 양림동을 거쳐 광주 3.10 만세운동 집결지인 부동교를 거쳐 5.18 민주광장까지 1시간여의 행진이 이어졌다. 수피아여고 출신 독립운동가인 박애순, 진신애 윤형숙 지사와 광주 출신의 이광춘 지사를 위한 헌시(獻詩)를 쓴 필자도 이날 행사에 초대 받아 케이티엑스로 달려가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했다.

 

 

 

 

사실 필자로서는 이러한 만세운동 재현행사 참여는 처음이었지만 100년 전 광주지역 만세운동의 산실인 수피아여고 출신의 여성독립운동가를 다룬 글을 쓴 사람으로 감회가 깊었다. 손에 태극기를 들고 수피아여고를 나와 양림동 소재 양림교회를 지나는 길목에서도, 만세운동 집결지였던 부동교를 지나는 길목에서도 필자의 가슴은 아렸다.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하는 지금이야 참석자들이 웃는 얼굴로 행진을 했지만 100여 년 전 그 긴박한 상황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이날 행사가 열린 수피아여중고의 경우 교사 박애순 지사는 고등과 제 1회 졸업생으로 광주 만세운동에 홍승애, 윤형숙 등 여학생 60명들과 함께 만세운동에 앞장서다 일경에 잡혀 1년 6개월의 옥고를 치루는 등 동료교사 진신애, 최수향 지사 등과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분이다.

 

광주 3.1만세운동은 1919년 2월 8일 도쿄 유학생이었던 김마리아 지사를 비롯하여 양림리 출신 정광호 등의 밀사들을 통해 어느 지역보다 국제정세와 국내외 독립운동 정보를 먼저 알아내어 3월 10일에 거사를 이룰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호남 각처로 번져나갔다. 이날 시위로 박애순 지사 등 103명이 재판에 회부되었으나 최흥종 지사 등 우국지사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광주독립만세운동 정신을 이어 가는 각종 사회운동과 독립운동을 벌여 광주 지역의 민족정기 함양에 이바지하였다.

 

 

 

 

이번 광주 수피아여중고에서 재현된 ‘3.1만세운동 재현 릴레이 독립의 횃불’은 호남의병으로부터 출발한 광주의 자주독립정신이 3.1만세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4.19혁명, 5,18광주민중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것임을 실감케 할 정도로 수많은 광주시민과 전남북 지역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100년 전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흥의 관산중 3학년 김준혁 군과의 대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김준혁 군은 “3.1절 행사가 광주 수피아여중에서 있는 것을 알고 장흥에서 자원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는 한국사에 대해 잘 가르쳐주지 않고 있습니다. 3.1절과 같은 중요한 민족사적 사건을 우리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주길 바랍니다. 저는 공부는 잘 못하지만 우리나라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100년 전 대한독립 만세를 불렀던 선열들의 정신을 오늘을 계기로 다시 불태워야한다고 봅니다.”라며 의젓한 의견을 말해 함께 듣고 있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런가 하면 조선대학교 군사학과 2학년 허회철 군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3.1정신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한다는 뜻에서 참가하게 되었다. 친구와 함께 유관순과 김구 선생 복장의 커다란 인형차림으로 카메라 세례를 많이 받고 있다. 오늘의 행사가 새로운 100년을 향한 3.1만세운동 재현 행사이길 바란다.”고 했다.

 

 

 

어제 광주수피아여중고에서 열린 ‘3.1만세운동 재현 릴레이 독립의 횃불’ 기념식과 이어진 거리 행진은 필자에게도 매우 뜻깊었다. 기념식에 이어 광주 3.10만세운동에 거사를 도모했던 만세운동 발상지인 남궁혁 가옥터를 거쳐,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양림동 오거리에 이어 광주 3.10만세운동 집결지인 부동교를 거쳐 5.18 민주항쟁의 성지인 5.18민주광장까지를 행진하면서 광주의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이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진한 민족혼을 담은 피의 대가였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이날 행사는 광주지방보훈청 주최, 광복회광주전남연합지부와 광주3.1만세운동재현행사추진회 주관으로 이뤄진 행사로 광주수피아여아중고등학교, 광주숭일중고등학교, 광주YMCA 등 광주지역의 수많은 단체와 시민이 함께 한 뜻깊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