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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토박이말을 잘 살린 쉬운 배움책 만들어 달라

나라말 오롯이 되찾지 못한 것 슬퍼
토박이말바라기, 두 돌 토박이말날 맞이 밝힘글 내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상남도 진주를 가운데 두고 토박이말을 더 잘 알게 하고 더 잘 쓰게 하여 넉넉한 말글살이를 즐기는 참으로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마음, 슬기, 힘을 모으고 있는 (사단법인)토박이말바라기 모람 모두는 토박이말날 두 돌을 맞으며 밝힘글(성명서)를 내놨다.

 

먼저 이들은 올해 1월 9일 빛그림(영화) ‘말모이’를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울기도 하면서 보았다고 하면서 바람과 달리 밑지지는 않을 만큼은 넘었지만 크게 길미(수익)를 얻지 못했다는 기별을 듣고 참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두 번의 가슴 아픈 일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그것은 먼저 영어를 일찍부터 가르치겠다는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의 뜻에 따라 초등학교 1, 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는 것과 나라를 빼앗겼을 때 어쩔 수 없이 썼던 말을 나라를 되찾은 일흔 네 해가 되는 오늘날까지 쓰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토박이말날 두 돌을 맞아 자신들의 바람을 힘주어 말하면서 부디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힘과 슬기를 모아달라고 간절함을 얘기했다.

 

 

첫째, 말을 배우는 어린 아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배우고 익혀 부려 쓸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둘째로 토박이말을 잘 살린 쉬운 배움책을 만들어 주시기를 호소했다. 마지막으로는 다른 나라 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 쓰는 돈만큼 우리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도 돈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잃어버린 우리의 땅이름, 뫼이름, 물이름, 사람이름을 되찾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도록 뒷받침하는 법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온 나라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잘 알고 마음껏 부려 쓰며 막힘없이 느낌, 생각, 뜻을 서로 주고받으며 사는 누리를 꿈꾸고 있는데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란다는 말로 밝힘글을 끝냈다.

 

 

 

두 돌 토박이말날 맞이 밝힘글 온글

                                                                     (사)토박이말바라기

 

유난히 일찍 찾아온 듯했던 봄이었는데 엊그제 눈이 온 곳이 있을 만큼 꽃샘추위도 유난히 긴 여느 해와 다른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느 해와 다른 봄날과도 같이 새해 첫 달부터 우리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들 가슴을 꽃등으로 뛰게 했던 건 빛그림(영화) ‘말모이’였습니다. ‘말모이’를 처음 보여 준 날은 2019년 1월 9일. 19, 19가 나란히 나와 3.1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던 1919년을 떠올리게 하려고 일부러 날을 잡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만큼 멋진 날이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모람들이 함께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울기도 하면서 보았습니다. 나라를 빼앗겼을 때 다들 먹고 사는 일을 앞세우고 뒷전으로 여기던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일에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도 남았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안 될 거라고 했지만 끝까지 그만두지 않고 마침내 뜻을 이루어 내는 앞서 깨치신 분들의 이야기를 보며 큰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이 빛그림을 보고 우리말과 글을 더욱 값지게 여기고 챙겨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바람과 달리 겨우 밑지지는 않을 만큼은 넘었지만 크게 길미(수익)를 얻지 못했다는 기별을 듣고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곳곳에서 피어난 갖가지 꽃들이 봄이 왔음을 알릴 무렵 들려온 ‘일제 잔재 청산’의 목소리가 또 우리들 가슴을 뛰게 만들었습니다. 잘 알면서도 몸에 익어서 또는 버릇이 되어서 그렇다는 핑계로 버리지 못하는 일본이 남기고 간 찌꺼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알거나 깨닫지 못한 채 쓰고 있는 것들도 그에 못지않게 많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일본의 찌꺼기를 찾아내고 깨끗이 씻어내자는 목소리가 우리 아이들이 지내는 배곳인 학교에서 처음 나와서 더 기뻤는지 모릅니다. 이제 배곳(학교) 안팎에 있는 일본스런 것들을 하나씩 씻어내자고 하니 드디어 배움책에 있는 일본말 찌꺼기들을 토박이말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오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가르치고 배우는 알맹이인 교육내용을 그대로 두고 껍데기만 깨끗이 씻어낸다고 해서 제대로 될 일이 아니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3.1만세운동 100돌, 임시정부 100돌을 맞아 우리 가슴을 뛰게 한 일들이 우리가 바라는 토박이말 살리기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좀 더 힘을 내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나게는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일어난 두 가지 일은 우리를 슬프다 못해 가슴 아프게 했습니다.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한 일 가운데 하나는 초등학교 1, 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어를 일찍부터 가르치겠다는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의 뜻에 따라 법이 통과되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슴 아픈 것이 아니라 몇 해 앞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한 국어과 성취기준은 없어졌는데 영어는 오히려 더 많이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는 것이 가슴 아팠습니다.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한 또 한 가지 일은 우리 아이들의 학력이 떨어진 까닭을 두고 벌인 말다툼입니다. 배운 열매가 어떠한지 값을 매기는 잣대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뭐라고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아이들 학력이 떨어진 까닭을 두고 저마다 가진 생각들을 말씀하셨지만 놓치고 있는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배움책인 ‘교과서’입니다. 나라를 빼앗겼을 때 어쩔 수 없이 썼던 말을 나라를 되찾은 일흔 네 해가 되는 오늘날까지 쓰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3.1만세운동 100돌, 임시정부 100돌, 나라를 되찾은 지 74해. 나라는 되찾았지만 나라말은 오롯이 되찾지 못한 것을 함께 슬퍼하고 그 슬픔을 우리 모두의 힘과 슬기를 모아 이겨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말모이는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말모이를 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말모이에 함께하셨던 분들의 뜨거운 마음이 온 나라 사람들에게 이어져 토박이말 살리기로 거듭나기를 비손하며 ‘말모이’를 함께 보려고 합니다. 토박이말날 두 돌을 맞아 저희들의 바람을 힘주어 말씀드리니 부디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힘과 슬기를 모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첫째, 말을 배우는 어린 아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배우고 익혀 부려 쓸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길잡이인 교육과정에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알맹이를 넣어 가르치고 배우면 대한민국 사람다운 대한민국 사람으로 자랄 것입니다.

 

둘째, 나라를 잃었다가 되찾았을 때 했던 ‘우리말 도로 찾기’의 마음으로 만든 배움책처럼 토박이말을 잘 살린 쉬운 배움책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쉬운 말로 된 배움책으로 가르치고 배우면 아이들 배움힘(학력)도 길러질 것입니다.

 

셋째, 다른 나라 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 쓰는 돈만큼 우리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 쓸 수 있도록 하고, 잃어버린 우리의 땅이름, 뫼이름, 물이름, 사람이름을 되찾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도록 뒷받침하는 법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토박이말이 오른 만큼 우리나라도 오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일이 반드시 옳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옳은 쪽으로 바른 쪽으로 이끌 수 있는 분을 훌륭한 이끎이(지도자)라 여길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런 훌륭한 이끎이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온 나라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잘 알고 마음껏 부려 쓰며 막힘없이 느낌, 생각, 뜻을 서로 주고받으며 사는 누리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분의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4352해 무지개달 열사흘 토박이말바라기 모람 모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