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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추억의 길, 신작로에 숨겨진 겨레의 아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5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햇빛 쨍쨍 퍼부어 불아지랭이 어른어른거리는 하얀 신작로 길. 작은 미루나무만 뽀얗게 먼지 뒤집어쓰고 외로이 줄지어 서있는, 아무리 걷고 또 걸어가도 제 자리 걸음 하듯 늘 그대로 남아있었던 팍팍했던 머나먼 자갈길. (중간 줄임) 아버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 한 자 없는 내 아버지, 이 길을 따라 남으로 남으로 자꾸 내려가면 내 아버지 만날 수 있을까? 이 길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자꾸 가면 서울 우리 집에 도착할 수 있을까? 먼 먼 신작로 길처럼 온 몸에 치렁치렁 감겨들었던 한없는 적막함, 외로움.“

 

이는 양정자 시인의 “신작로 1”이라는 시로 신작로 풍경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시골에 가도 모든 길이 말끔하게 포장되었지만 예전 60년대, 70년대만 해도 웬만한 시골길을 차 한 대만 지나가도 뽀얀 흙먼지가 날리는 그런 신작로였지요. 그 탓에 길가의 가로수들도 온통 하얀 흙먼지 뒤집어 쓴 채였고, 그 길을 걸어가던 사람들은 돌아서 있다가 차가 지나간 한참 뒤에서야 다시 길을 재촉하던 그런 길이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제1호 신작로는 전라북도 전주와 군산 사이를 잇는 “전군도로”였습니다. 1906년 일제는 7개년 사업으로 한국의 주요 도로를 개수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맨 첫 사업으로 46.4㎞ 길이의 전군도로를 건설했는데 1908년 완공되며, ‘한국 최초의 신작로’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요. 하지만, 명목과는 달리 이 길은 전북 곡창지역에서 생산되던 쌀을 수탈하기 위한 길이었고 경찰력을 동원하여 강압적으로 토지를 빼앗다시피 하여 신설했습니다. 그 뒤 이 길은 포장도로로 변했지만 일제의 수탈을 잊었는지 1975년에 가로수로 6,374그루의 벚나무를 심어 벚꽃길로 유명세를 타는 길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책보따리를 메고 날마다 신작로를 터벅터벅 걸었던 추억의 길에는 그런 아픔이 서려있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