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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9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79-언니, 동무, 서서뛰기, 뜀뛰기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46쪽, 4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46쪽 둘째 줄과 셋째 줄에 걸쳐 ‘언니’가 나옵니다. 요즘 이 말은 여자들 사이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을 부르는 말로 쓰기 때문에 남자들이 이 말을 입에 올리면 놀라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옛날 배움책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때가지만 해도 남자들 사이에서도 나이가 많은 사람을 부르는 말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은 바뀌는 거라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언니’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동생’에 밀려 잘 쓰이지 않는 ‘아우’도 많은 사람들이 썼으면 좋겠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사람’도 참 반가운 말입니다.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옛날 배움책에서는 사람을 세는 말로 ‘사람’을 썼는데 요즘 배움책에서도 이 말을 살려서 쓰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세는 말이니 ‘사람’이 가장 알아차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열셋째 줄에 ‘동무’가 나옵니다. 이 말도 앞에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여러 차례 나올 만큼 옛날 배움책이 나올 때만 해도 ‘동무’를 흔하게 썼음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동무’라는 말이 안 쓰이게 된 까닭을 어렴풋이 아는 분들은 알지만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동무’라는 말을 알고 즐겨 쓸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47쪽 첫째 줄에 ‘서서뛰기’가 나옵니다. 옛날 배움책에서 쓸 만큼 많이 쓰던 말인데 말모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까닭이 궁금합니다. 다음 줄에 나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요즘 배움책에 나오는 말로 ‘제자리멀리뛰기’를 뜻하는 말인가 봅니다. ‘서서뛰기’라는 말이 ‘제자리멀리뛰기’가 되면서 말모이에 오르지 못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넷째 줄에 나오는 ‘뜀뛰기’라는 말과 견주어 보면 괜찮은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뜀뛰기’는 ‘뛰어가서 멀리 뛰는 것’이고 ‘서서뛰기’는 ‘제자리에 서서 멀리 뛰는 것’이라고 풀이를 해 준다면 좀 더 똑똑해 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그런 뜻으로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요즘 배움책에서 쓰는 ‘제자리멀리뛰기’와 ‘도움닫기 멀리뛰기’라는 말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뜀뛰기’는 ‘도약운동’을 갈음하는 말로 쓰고 있으며 크게 ‘멀리뛰기’와 ‘높이뛰기’로 나누고 있지요.

 

어떤 말이 배우는 아이들이 알아차리기 쉬운 말인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슬기를 모아서 더 좋은 말을 만들거나 다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쉬운 배움책은 저절로 만들어 질 것입니다.

 

 

4352해 무지개달 열이레 삿날 (2019년 4월 17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