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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에 귤나무 있었으면…” 섬 소년 꿈 이룬다

농촌진흥청, 가파초 학생 동시 받고 3일 귤나무 깜짝 선물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가파도에 감귤밭이 생기길 바라던 섬 소년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어린이날을 앞둔 3일 제주도 남서쪽에 있는 가파도 가파초등학교에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감귤나무를 선물한다. 이는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소가 가파초등학교에서 진행한 농업 진로 교육을 계기로 이뤄졌다. 지난해 교육에 참여한 5학년(현재 6학년) 최범준 군은 학교를 찾은 감귤연구소 직원에게 가파도에 귤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시를 전달했다.

 

 

시에는 “가파도에 감귤을 심으면 귤을 실컷 먹을 수 있을까, 과수원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섬 소년의 소박한 꿈과 소망이 담겨 있다. “바다가 땅보다 넓은 가파도 귤은 바당(바당은 바다의 제주말)귤 맛이 날 것”이라는 순수한 상상도 눈길을 끈다.

 

현재 가파도에는 감귤밭이 없다. 게다가 바닷바람이 거센 가파도는 귤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를 받은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소 직원들은 귤나무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범준 군의 마음을 예쁘게 여겨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가파초등학교 교정 주변에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하례조생’과 ‘탐나는봉’, ‘미니향’ 등 3~5년생 감귤 5품종, 모두 15그루를 심어 작은 귤밭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거센 바람으로부터 귤나무를 보호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 시설도 함께 설치하기로 했다.

 

가파초등학교 윤용석 교장은 “선물 받은 나무로 학생들이 감귤 품종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영그는 감귤처럼 아이들의 꿈도 함께 자랄 수 있게 되었다. 범준이를 비롯해 가파초 전교생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현재욱 감귤연구소장은 “이번 국내 육성 감귤나무 심기 행사를 계기로 섬이나 산간 학교에서 우리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기회가 더 늘길 기대한다. 가파초 어린이들이 커가는 감귤나무를 보며 작은 섬에서도 큰 꿈을 지니고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가파초등학교는 1922년 4월 2일 처음 개교한 뒤 신유서당으로 이름을 바꾼 뒤 1946년 가파국민학교가 설립돼 현재 3개(유ㆍ1ㆍ2학년, 3ㆍ4학년, 5ㆍ6학년) 학급에 모두 9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참고로 제주 첫 온주감귤나무는 1911년 천주교 서홍성당(현, 면형의 집)에 살던 이스마일(한국명 엄택기) 신부가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제주에 자생하는 왕벚나무 몇 그루를 보내주고, 그 답례로 받은 미장온주 14그루를 시험 재배한 것이 시작이다.

 

 

    <최범준 군 짧은 대담>

 

- 학교에 귤나무가 생기게 됐는데 기분이 어때요?

“귤나무가 생기게 돼서 너무 좋아요. 가파도에 있으면서 귤나무를 본적이 없는데 이제 학교에 생기게 되니까 너무 기쁘고 신기해요.”

 

- 동시는 어떤 계기로 쓰게 된 건가요? 그림도 직접 그렸는지?

“제가 동시를 쓸 때 ‘억새, 봄, 감귤’ 세 가지 주제가 있었어요. 그중에 먹을 수 있는 게 감귤밖에 없고, 제가 감귤을 좋아해서 감귤에 대해 시를 쓰게 되었어요. 그림은 공예시간에 직접 제가 그렸어요.”

 

형과 엄마와 감귤 추억이 나오는데...

“1학년 겨울에 형이랑 엄마랑 감귤밭에 가서 귤을 많이 땄어요.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어요.”

 

감귤밭에서 어떤 추억을 만들고 싶나요?

“이제 저도 1년만 있으면 학교를 졸업하는데 그동안 학교에서 친구들과 귤나무를 잘 키우면서 귤도 따먹고 즐겁게 학교생활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