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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1년 넘게 투병중인 오희옥 지사께 풀꽃반지 끼워드려

'어서 쾌차하시어 댁에서 뵙게 되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보랏빛 붓꽃이 보훈병원 뜰에 곱게 피었다. "오희옥 지사님! 눈을 크게 떠보세요. 꽃 빛깔 참 곱지요?" 어제(12일) 오후 2시, 서울중앙보훈병원 뜰에 휠체어를 타고 나온 지사님은 그제서야 눈을 크게 뜨고 꽃을 바라다보면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지난해 3월 16일, 뇌출혈로 쓰러져 이제 곧 1년 2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쓰러지시기 전 지난해 3.1절 때만 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각종 기념행사에 모습을 보이셨지만 입원 이래 줄곧 병원에서 재활을 위해 노력 중이다.

 

병원에 찾아 가 뵐 때마다 재활 의지가 크고 혈색도 좋아 보여 안심이었는데 어제는 조금 달랐다. 의기소침하신 모습에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눈꺼풀도 무겁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듯, 오희옥 지사님은 휠체어에 앉아서도 눈을 계속 감고 계셨다.

 

매주 일요일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병원 내 교회에 가시는데 어제도 2시 무렵 병실을 찾으니 교회에 가 계셨다. 교회로 가보니 목사님의 설교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영양제 주사를 꽂은 채로 휠체어에 앉아 계시는 뒷모습이 힘들어 보였다. 함께 간 아드님과 며느님, 그리고 나는 아직 마치려면 더 있어야 하는 오희옥 지사님을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5월의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병원 뜰에는 연초록 나뭇잎들이 꽃보다 더 예쁜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우리는 보랏빛 붓꽃이 아름다운 꽃 곁으로 다가갔다. 얼마만의 바깥나들이일까? 답답한 병실을 벗어나서인지 오희옥 지사님의 기분이 조금은 밝아진 느낌이다.

 

마침 잔디밭에는 토끼풀꽃도 보여 나는 오희옥 지사께 풀꽃반지를 만들어 끼워 드렸다. 오른손은 주사를 꽂고 있어 마비상태인 왼손가락에 끼워 드렸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신 것인지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꽃처럼 곱다.

 

지난해 입원 이후 줄곧 입으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코에 튜브를 꽂고 영양을 공급하다보니 기운이 도통 살아나지 않는 느낌이다. 입으로 식사를 하시기 위해서는 연하(삼킴장애)치료를 마쳐야하는데 현재 치료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 여전히 입으로는 식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번에는 손으로 '수원갈비'가 먹고 싶다고 종이에 글씨를 써서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주사바늘을 꽂고 있는데다가 기력이 많이 쇠한 느낌이라 안타까웠다. 이번에도 병원을 나오면서 '어서 쾌차하시어 댁에서 뵙게 되길…….'이라는 마음 간절했다.

 

 

참고로 오는 6월 8일(토) 낮 2시부터 4시까지, 서울중앙보훈병원에서는 생존해계시는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를 모시고 학도넷(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주최로 '여성독립운동가 특강'이 마련되어 있다. 

문의: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02-720-7259

 

【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대(代)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 ~ 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 (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집안이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 재활병동에 입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