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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일본인들인들이 3.1독립운동을 생각하는 방법

도쿄 고려박물관 "3.1독립운동 100년을 생각하며" 6월 23일까지 전시중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제암리 교회, 천안 아우내 장터, 독립기념관, 수원박물관, 3.1독립선언 유적지 등등 이르는 곳마다 3.1독립운동의 역사가 살아있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젊은이건 나이든 사람이건 일제국주의 침략시기에 대한 기억을 또렷이 하고 있었으며 우리들을 안내해준 분들 역시 3.1독립만세를 포함한 일제 침략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부러웠습니다. 3.1독립운동 100돌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뒤 ‘한국의 3.1독립운동 정신’을 어떻게 전할까하고 회원들이 많은 시간을 고민한 끝에 이번 전시를 열게 되었습니다.”

 

이는 현재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3.1독립운동 100년을 생각하며 – 동아시아 평화와 우리들(3.1独立運動100年を考える–東アジアの平和と私たち)-’을 총 기획한 고려박물관 하라다 교코 (原田京子, 전 이사장) 씨의 말이다. 오로지 일본 시민들의 힘으로 ‘3.1독립운동 100주년 전시’를 어렵사리 마련한 도쿄 신오쿠보에 자리한 고려박물관을 어제 18일(토) 찾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고려박물관의 하라다 쿄코 전 이사장을 비롯한 회원 14명은 지난해 6월 18일(월)부터 21일(목)까지 3박 4일 동안 한국을 찾은 바 있다. 기자는 그때 이들과 함께 천안의 독립기념관, 제암리 교회, 수원박물관 등에 동행한 적이 있어 이번 전시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몹시 궁금했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벽면 가득히 걸려있는 판넬이 눈에 들어왔다. 각 판넬에는 3.1독립운동의 개요, 전개, 한국병합 전후 조선인의 저항과 억압체제, 종교의 역할, 3.1독립운동과 여성들, 제암리 학살, 당시 신문 보도, 3.1운동에 대한 일본 현지의 시각, 3.1운동에 대한 조선 거주 일본인의 시각, 3.1독립운동 이후 100년의 변천 등에 대한 내용이 빼곡하게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이곳에 전시되고 있는 내용들만 살펴보더라도 ‘일제침략기의 일본과 조선’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되고, 고증된 내용들로 가득했다.

 

“전시를 기획하면서부터 사진을 포함한 자료수집, 판넬 제작 등 어려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이러한 전시를 기획한다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일본인들도 과거 조선침략에 대한 반성과 역사적 사실을 올바로 인식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전시에 공을 들였습니다. 과거의 역사를 분명하게 알고 반성할 때만이 미래의 평화를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이번 전시에서 핵심 역할을 한 아오야기 준이치 (青柳純一) 씨의 말이다.

 

 

이날 전시장 취재와 함께 기자는 오후 2시부터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의 현황’ 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특강에서는 지난해 11월 17일 일본여성으로 독립유공자(애국장)로 서훈을 받은 가네코 후미코 (金子文子, 1903-1926)가 묻혀있는 경북 문경(박열의사기념관)이야기를 비롯하여 3월 25일, 광주 수피아여고에서 열린 ‘3.1만세운동 재현 릴레이 독립의 횃불’ , 4월 15일에 열린 '제암ㆍ고주리 학살사건 100주년 추모제' 등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추모제, 학술대회, 전시회 등을 소개했다.

 

‘갤러리토크쇼’라는 형식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특강은 3.1독립운동 100돌을 맞이한 한국의 상황 등을 소개하고 이어 특강에 참석한 일본이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질문은 주로 독립운동가의 예우, 독립운동가에 대한 남북한 교류 상황, 나라밖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 3.1독립운동 100돌을 맞이한 시민들의 활동, 조선침략에 대한 현재 한국인들의 인식 등이었다.

 

 

 

 

 

강연에 참석한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죠마루 요이치(上丸洋一) 씨는 “이번 강연을 듣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3.1독립운동에 대한 한국인들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한국의 3.1독립운동 100돌에 대해 일본의 언론에서는 별로 다루지 않지만 아사히신문에서는 상세히 다뤘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자한다.”고 했다.

 

또한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 (詩人尹東柱を 記念する 立教の会)’ 대표인 야나기하라(楊原泰子) 씨는 “일본인의 역사인식 수준이 낮아서 늘 어떻게하면 좋을까하는 고민을 해왔습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상대를 납득 시키는 일과 용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앞으로 이러한 방법으로 한일간의 역사의 진실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합니다.”고 말했다.

 

한편 일조협회동경연합회(日朝協會東京都聯合會) 이사장 이시이겐지(石井賢二)씨는 “일제의 조선침략시기에 자신의 나라를 구하기 위해 헌신한 한국인들의 불굴의 정신을 높이 사며 경의를 표한다. 고려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3.1독립운동 전시를 통해 좀 더 많은 일본인들이 조선과 아시아 침략에 대한 역사를 직시했으면 한다.” 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는 동경한국학교 역사탐방부 소속의 학생들이 10여명 단체로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다. 양민영 학생은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공부 중이며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뱃지 제작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여성독립운동가를 포함한 한국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듣고 좀 더 폭 넓은 고국의 역사를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라고 했다.

 

 

 

특강에 참여한 70여명은 강연 뒤 ‘3.1독립운동 100년을 생각하며 –동아시아 평화와 우리들-’ 전시를 둘러보며 과거 일본이 조선을 포함한 아시아에 저지른 침략전쟁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했다. 아울러 입으로만 평화를 외치는 아베 정권을 포함한 일본인들은 ‘평화’를 외치기 전에 고려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3.1독립운동 100년’을 통해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바탕 위에서 미래의 ‘평화’를 이야기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는 2014년 (1월~3월)과 2016년(11월~2017년 2월), 2회에 걸쳐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과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강연 등을 했으며 이번 강연은 세 번째다. 순수한 시민단체인 일본인들이 꾸려 가고 있는 고려박물관이야 말로 ‘일본의 희망’ 이며 과거 조선 침략을 반성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좋은 이웃’이 되고자 힘쓰는 이들을 응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오는 6월 23일(일)까지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3.1독립운동 100년을 생각하며 – 동아시아 평화와 우리들-’에 동포들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전시 안내】

*전시 이름 : ‘3.1독립운동 100년을 생각하며 – 동아시아 평화와 우리들-’

*전시 기간 : 2019년 2월 28일(수)~6월 23일(일)

*전시 장소 : 일본 도쿄 신오쿠보 고려박물관 전시실

*도쿄 03-5272-3510

고려박물관은 도쿄 신오쿠보 한국수퍼 ‘광장’ 맞은편에 있으며 한국어가 가능한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 일본 고려박물관(高麗博物館)은 어떤 곳인가?

"1. 고려박물관은 일본과 코리아(한국·조선)의 유구한 교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하며,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우호를 돈독히 하는 것을 지향한다. / 2. 고려박물관은 히데요시의 두 번에 걸친 침략과 근대 식민지 시대의 과오를 반성하며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여 일본과 코리아의 화해를 지향한다. / 3. 고려박물관은 재일 코리안의 생활과 권리 확립에 노력하며 재일 코리언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전하며 민족 차별 없는 공생사회의 실현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설립한 고려박물관은 (이사장 무라노 시게루) 1990년 9월 <고려박물관을 만드는 모임(高麗博物館をつくる会)>을 만들어 활동해온 순수한 시민단체로 올해 28년을 맞이한다.

 

고려박물관은 전국의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자원봉사자들의 순수한 봉사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 관련 각종 기획전시, 상설전시, 강연, 한글강좌, 문화강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