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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외톨이 문제로 고민하는 일본

[맛있는 일본 이야기 491]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얼마 전 가와사키 시에서 일어난 은둔형외톨이로 추정되는 50대 남자가 초등학생 등에게 칼을 휘둘러 20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 아들도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까봐 제가 아들을 죽였습니다.”

 

이는 지난 1일, 농림성 차관 출신인 구마자와 히데아키(熊沢英昭, 76살) 씨가 아들을 죽인 뒤 경찰에서 한 말이다. 올해 44살인 아들 에이치로(英一郎)는 중학생 무렵부터 은둔형외톨이 경향을 보이면서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줄곧 부모와 함께 살던 아들은 10년 전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다가 지난달 말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해 집에 돌아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걸핏하면 부모에게 폭행을 가해 아버지 히데아키 씨는 온몸에 멍이 들었다고 했다. 사건 당일 아침에는 근처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는데 아들이 “시끄럽다. 모두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하자 아들이 큰일을 낼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만 아들을 죽이고 만 것이다. 사건의 경위를 들어보면 동정심이 인다. 은둔형외톨이를 둔 부모의 심정이 오죽했으면 아들을 죽였을까 싶다.

 

 

은둔형외톨이를 일본말로는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라고 한다. 학교나 직장에 가지 않고 집안에 틀어박혀 가족 이외에는 거의 사회와 교류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정의에 따르면 이러한 상태가 6달 이상이 계속되는 경우를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내각부(内閣府)가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2018년 12월 현재, 40살에서부터 64살까지는 은둔형외톨이가 61만 3천명에 달하며 15살에서 39살까지는 54만 1,000명으로 중장년층이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모든 은둔형외톨이가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와의 교류를 끊고 가족과도 좋은 관계 형성을 하기 어려운 은둔형외톨이는 일반인 보다 사건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식을 낳아서 기르기도 힘든데 기껏 길러 놓으니 사회생활도 거부하고 집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밖에 나가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른 사건을 보면서 일본인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져있다. 은둔형외톨이를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그러한 고민에 빠져 있는 일본 사회를 바라다보면서 그것이 일본만의 일인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