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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폭염경보와 다산의 '소서팔사(消暑八事)’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1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일기예보를 보면 “서울 폭염주의보...푹푹 찌는 무더위 기승”이라며 서울과 경기도 동부지역, 강원도 영서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에는 폭염주의보 기준 행동요령 등을 쏟아내고 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폭염은 50도 넘는 폭염으로 100명 이상이 죽었다는 인도에 견주면 그래도 양반인 셈입니다.

 

이때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말하는 8가지 운치 있는 피서법 곧 '소서팔사(消暑八事)'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소서팔사’란 선비의 지혜로 더위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보면 ‘솔밭 둑에서 활쏘기’ ‘느티나무(회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텅빈 정자에서 투호놀이 하기’, ‘서늘한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서쪽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동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비오는 날 한시 짓기’ ‘달밤에 개울가에서 발 씻기(탁족)' 등입니다.

 

 

지금이야 물론 이런 피서법을 쓸 사람이야 없겠지만 당시는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없는 것은 물론 옷을 훌렁훌렁 벗어젖힐 수 없을 때였으니 ‘소서팔사’라도 감지덕지할 지경이겠지요. 그뿐만 아니라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남명 조식 선생은 한 여름 제자들과 함께 지리산 여행을 떠났고, 추사 김정희는 북한산에 올라 진흥왕 순수비를 탁본했습니다. 여름 된더위도 치열한 선비 정신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