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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대서, 무더위ㆍ된더위는 다른 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2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열두째 “대서(大暑)”입니다. 대서라는 말은 ‘큰더위’를 뜻하고 있는데 한해 가운데 가장 더운 때로 속담에서는 "염소뿔이 녹는다"라고 했습니다. 이 무렵 더위를 이기는 ‘이열치열’ 먹거리로 전설의 동물인 용과 봉황 대신 잉어(또는 자라)와 오골계로 끓인 “용봉탕”, 검정깨로 만든 깻국 탕인 “임자수탕” 그리고 보신탕, 삼계탕, 추어탕 등을 예로부터 즐겨 먹었습니다.

 

요즈음 우리는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알리는 기상청의 재난문자를 받고는 합니다. 여기서 하루 가장 높은 기온이 33도 이상인 때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때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폭염경보’를 보낸다고 하지요. 그런데 기상청은 한자어 폭염(暴炎), 폭서(暴暑)를 쓰고 있지만 더위를 뜻하는 우리말은 무더위, 된더위, 가마솥더위, 찜통더위, 강더위, 불볕더위, 불더위처럼 참으로 많습니다.

 

 

여기서 이 말들을 두 종류로 나눠볼 수 있는데 먼저 장마철에 습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는 무더위, 찜통더위, 가마솥더위입니다. 이 가운데 물이 펄펄 끓는 가마솥이 상상되는 가마솥더위는 견딜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무더위’는 바로 ‘물과’ 더위가 어울린 말 ‘물더위’에서 ‘ㄹ’이 빠져 ‘무더위’가 된 것으로 후텁지근한 느낌이지요. 그런가 하면 습도는 높지 않은데 그저 몹시 심한 더위는 ‘된더위’, 한창 심한 더위를 ‘한더위’라고 합니다. 또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고 볕만 뜨겁게 내리쬐는 ‘마른 더위’가 있으며, 강더위보다 정도가 더 심한 게 불더위, 불볕더위이지요. 그러나 추사 김정희는 8월 한 여름 북한산에 올라 진흥왕순수비를 탁본하는 것으로 된더위를 이겼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