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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랩, ‘전래동화에서 만났던 그때 그 동물들’ 펴내

동화를 어른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책
인간의 문명과 선악의 기준을 동물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상상력 돋보여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기자]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해님 달님’, ‘금토끼 은토끼’, ‘선녀와 나무꾼’ 등 대표적인 전래동화 10여편의 줄거리를 혼합해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킨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출간됐다.

북랩은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내세워 인간 문명을 들여다보고, 인간이 세운 선과 악의 기준을 해체하여 재해석하는 등 기발한 상상력을 담은 진상현의 ‘전래동화에서 만났던 그때 그 동물들’을 펴냈다.

이 우화는 환경 오염으로 인해 인간들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 뒤 남겨진 동물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레아 더치 집토끼는 바로 며칠 전까지 인간과 함께 생활해온 애완동물이다. 때문에 자신을 키워준 인간과 집 내부에 대해서만 알 뿐 집 밖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처럼 자신을 보호해주는 울타리 속의 세계만 알고 있는 레아 더치 집토끼는 이제 막 사회로 나온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세상으로 나온 레아 더치 집토끼는 쑥과 마늘만 먹으며 100을 버텨야 하는 시련을 겨울잠이란 편범으로 이겨낸 곰의 행동에 분노하고, 인간 남매와 대화하려고 했지만 그 마음을 알리지 못해 하늘에서 떨어져 죽은 호랑이를 보고 공포에 휩싸이기도 한다. 또한 욕심 때문에 금도끼와 은도끼를 들고 도망친 나무꾼과 그 형제들의 말로를 지켜보는 등 다양한 전래동화를 오가며 그 안에서 일어난 사건을 전달한다.

저자는 레아 더치 집토끼의 경험을 통해 인간의 문명이 발달한 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절대적인 정의나 악이 없음을 보여준다. 야성을 잃고 굶주림과 약탈 속에서 생활하던 애완동물을 위해 전쟁에 나섰던 전쟁 영웅이 승전 이후 귀족과 노예 계급을 만들고 동물들을 통제하는 독재자로 변해가는 모습,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협력하고 있던 호랑이 집단과 곰 집단이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서로를 공격하던 모습, 지구를 찾아온 인간을 구하기 위해 함께 행동했던 거북이가 생존을 위해 레아 더치 집토끼 본인을 팔아넘기려 했던 모습 등 누구든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그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순간 더 이상 최선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절대적인 가치가 과연 있는가. 만약 있다고 해도 그것을 남에게 강요해도 되는 것인가.”

저자는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를 통해 청소년이나 일반인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집필했다”며 “사람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가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출간 이유를 말했다.

저자 진상현은 현재 영월우체국 영업과장으로 근무 중이며, 저서로는 ‘신과의 만남 전쟁의 서막 상 · 중 · 하’, ‘우체국 사람들, 어머 공무원이었어요?(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