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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5일 남은, 놓칠 수 없는 전시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의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가 폐막까지 5일 남았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려 말부터 조선 말기까지 국내외에 소장된 실경산수화 360여 점을 소개하며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흐름을 살펴보고 화가의 창작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였다. 특별전은 화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경험한 실제 경치가 어떻게 그림으로 옮겨졌는지를 살펴보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번 전시는 산수화는 보기 어렵다는 기존의 편견을 깨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강화하였다. 들어가기에서 한 점 전시된 정선(1676~1759)의 <단발령망금강산도(斷髮嶺望金剛山)>는 화가가 여행을 떠나 자연을 직접 본 순간부터 실경산수화가 시작됨을 예고한다. 제1부 “실재하는 산수를 그리다”에서는 고려시대와 조선 전ㆍ중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제작배경을 살펴보고 제2부에서 제4부까지는 화가의 여행과 스케치, 작업실에서의 연습과 실경산수의 해석, 제작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전시를 둘러본 관람객들은 “붓과 종이를 들고 그림 속 장소로 떠나고 싶다”라는 관람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또한 전시 보조물과 공간 연출, 영상 등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제2부 “화가, 그곳에서 스케치하다”에서는 화가가 가지고 갔을 소지품을 연출하고 천장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스크린 폭포로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정조의 명으로 영동9군과 금강산을 그린 김홍도(1745~1806 이후)의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와 한강을 따라 배에서 바라본 풍경을 그린 정수영(1743~1831)의 <한임강유람도권>을 이번에 특별 제작한 10미터의 독립장에 전시한 점은 놓쳐서는 안 되는 관람 포인트다. <한임강유람도권> 가운데 신륵사 장면을 스케치하고 완성했던 과정을 재연한 영상(3분)은 화가의 창작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개인소장가들이 기꺼이 대여해준 주요 작품들은 이번 특별전을 더욱 빛냈다. 북송대 문인 소식을 흠모하여 적벽에서의 뱃놀이를 재연한 정선의 《연강임술첩(漣江壬戌帖)》은 <우화등선>, <웅연계람>과 조선 문인들의 풍류와 실경을 운치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또한 정조의 명으로 1788년 김홍도와 함께 금강산을 여행했던 김응환(1742~1789)의 《해악전도첩(海嶽全圖帖)》은 이번 특별전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4개의 독립장에 모두 40면이 펼쳐져있다. 김응환은 기하학적인 필법으로 산과 바위를 그리고, 독특한 채색을 써서 금강산의 명승명소를 개성있게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특별전시는 ‘귀로 듣는 전시’로 오디오가이드를 적극 권장한다. 슬기전화(스마트폰)을 이용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안내앱을 무료로 내려받아 쉽고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작품 감상에 몰입할 수 있다. 전시안내앱을 사용한 관람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아서 “마치 큐레이터가 곁에서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전시를 재미있게 감상했다.”는 후기가 많았다.

 

옛 화가들이 그린 우리 강산 그림은 관람객들에게 은은한 감동과 창작의 영감을 주었다. 이미 5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이 화가의 시선을 따라 산수를 유람하고 현장에서 스케치를 했으며 작업실에서 많은 고민을 하며 완성작을 만들었다. 오래 전 화가의 시선이 닿은 우리 땅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으로, 그림 속에서 그 특별한 아름다움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하는 특별전에서 조선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아름다움을 함께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